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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유가 반짝 랠리에 그칠 것…美셰일업체 증산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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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셰일생산 회복되며 단기 선물가격은 45~50달러로 제한"

"장기 선물가격 55달러 기점으로 상황 급변할 것"

뉴스1

미국의 셰일유 유전지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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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국제유가가 4월 한 달간 20% 가까이 오르며 유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상승세가 반짝 랠리에 그칠 것이라는 경계감이 여전히 높다. 셰일오일이 원유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며 가격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2일(현지시간) 장·단기 원유 선물 간의 수익률 차이가 크다고 지적하며 국제유가의 랠리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우려감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단기 원유 선물 가격이 21% 오르는 동안 서부텍사스원유(WTI) 5년 만기 선물 가격은 오히려 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원유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위트너는 “미국 셰일업체들의 지출과 생산이 다소 회복될 수 있다”며 “단기 원유 선물 가격은 45~50달러 사이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셰일업체들로 인해 원유시장의 전형적인 사이클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지난 1998년부터 2008년 사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달러 수준에서 150달러로 급등했다. 당시는 중국의 폭발하는 원유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원유업체들이 생산 비용 절감을 시도하던 때였다.

하지만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은 가격 상승세가 목격되면 투자를 재개하고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원유 생산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 기술 발전으로 셰일오일 생산의 효율성이 제고되며 손익분기점이 되는 유가는 3년 전보다 44%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단기 선물 거래를 통해 이익 실현에 나선다. 그러나 원유를 직접 생산하거나 항공사 등 원유을 직접 소비하는 업체들은 미래의 가격 급등락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장기 선물 가격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이로 인해 장기 선물 가격이 55달러 수준에서 안정화하면 상황이 급반전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춤하던 세일업체들이 증산에 나서며 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셰일업체 '헤스'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도달하면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다른 셰일업체 '내추럴리소시스'는 유가가 50달러만 넘어도 시추설비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급락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에 걸쳐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다소 위축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생산량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1년까지 미국의 일평균 생산량이 13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8년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국왕은 원유의 ‘공정가격’이 배럴당 75달러라고 제시한 바 있다. 또, 75달러에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산유량을 조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었다. 그러나 이제 그의 뒤를 이은 모하메드 빈 살만 국왕은 국제유가가 30달러든 70달러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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