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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TV까기]'휴먼다큐사랑' 엄앵란·신성일, 어쩌면 위대한 부부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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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온 대한민국이 다 아는 별거 중인 배우 부부 엄앵란, 신성일. 신성일의 계속되는 외도로 두 사람은 40여년 넘게 별거 생활을 해왔다. 그 시절 아내의 마음을 그렇게 아프게 했지만 단 한 번의 사과의 말도 없던 신성일이 변했다. 엄앵란이 유방암 수술을 받고 나서 건강이 악화되고부터였다. 신성일은 처음으로 엄앵란에게 과거 외도에 대해 사과했고, 엄앵란은 점차 다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앵란은 신성일과 이혼하지 않고 결혼 생활을 지켜올 수밖에 없던 속내를 고백했다.

엄앵란은 지난 2일 밤 11시10분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랑'의 '엄앵란과 신성일' 편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게 됐다. 그는 한 건강 프로그램을 통해 유방암을 발견하고 수술대 위에 올랐다. 유방암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한쪽 가슴을 모두 제거해야 했던 것은 물론, 회복 속도도 더뎠다. 신성일은 그런 아내의 곁을 지키며 눈물을 속으로 삼켰다. 엄앵란이 퇴원한 이후에도 신성일은 먼 영천에서 서울까지 5시간 거리를 이틀이 멀다 하고 달려왔다.

엄앵란은 자신을 위해 집으로 들어오겠다는 신성일을 거부했다. 그는 "별거한 지 59년하고 7일"이라며 "이제 자유롭게 살자고. 꼭 붙어살아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젠 혼자 사는데 길이 들었다. 남편도 들어오면 답답해서 못 살 거다"고 털어놨다. 또 엄앵란은 과거 신성일의 스캔들 기사를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신성일은 외도뿐만 아니라 스캔들을 소재로 책을 내기도 했고, 국회의원에 세 번 출마하는가 하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 받아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뉴스1

지난 2일 밤 11시10분 MBC '휴먼다큐 사랑'이 방송됐다. ⓒ News1star / MBC '휴먼다큐 사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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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엄앵란은 "난 남편을 하늘같이 믿었다. 그런 사건이 생기니까 그다음에는 보기 싫더라"고 이야기했고, 신성일은 "(엄앵란이) 고개를 돌리는데 그때 미안했지"라고 고백했다. 엄앵란은 내레이션을 통해 "내게 처음하는 사과"라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도 당당했던 우리 남편"이라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엄앵란은 빚을 지고도 남편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그 잘생기고 인기 많던 신성일을 빚쟁이 앞에 노출시킬 순 없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엄앵란은 신성일과의 부부 관계를 '동지'에 비교했다. 신성일은 엄앵란이 예뻐서 결혼했다며 "이 코하고 입술하고 백만불짜리다. 나이 들어서 그렇지 예전엔 얼마나 예뻤는데"라고 엄앵란의 외모를 칭찬했다. 그러자 엄앵란은 신성일에게 "손 잡지 마"라고 말했고, 신성일은 "전기 오는 거 봐"라며 웃었다. 엄앵란은 이 모습을 지켜보며 "좋아 해, 둘이"라며 놀리는 셋째 딸에게 "우린 어릴 적부터 같이 굴러먹어서 남편이고 여편네고 아니라 친구, 동지다"고 설명했다.

또 조금씩 신성일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옛날 같으면 어림도 없지, 세월이 다 철을 들여주는 것 같다. '남편이 가슴속에 들어오려고 그러는구나'라는 그런 마음에 설레더라"며 "우리 시어머니가 내가 배우를 하는 것 때문에 야단을 쳤다. 그러자 남편이 '어머니 아들은 뭐 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딱 잘라주더라. 그 말을 듣고 일생을 믿음으로 살았다"고 털어놨다. 그 외에도 신성일과의 결혼 생활을 지탱해준 이유는 딸과 아들, 자녀들에 있었다고도 했다.

엄앵란은 신성일과의 단 하나의 추억으로 결혼 생활을 이어왔다고도 고백했다. 그는 "교도관이 장미꽃 한 송이를 딱 주더라. '교도소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갖고 들어갔다"며 신성일이 장미꽃을 줬던 때를 기억했고, 신성일은 "11월14일이 우리 결혼 기념일"이라며 장미꽃을 전해달라고 했던 이유를 밝혔다. 엄앵란은 "그걸 받고 죽을 때까지 결혼기념일 선물 하지 말라고 하고 울었다. 그때 처음 합심했다. 둘이 진짜 결혼이란 걸 처음 한 것 같더라"고 했다.

이제 엄앵란의 곁에는 신성일이 있다. 엄앵란은 "수술하고 나왔을 때도 든든하더라. 그런 데서 병이 낫는 것 같았다"며 "그래도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남편이 기둥이다. 기둥은 쓰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변하지도 않는다"고 신성일에 대한 여전한 믿음을 드러냈다. 온 국민이 이해할 수 없다고 손가락질을 해도 그 비난을 견디며 남편을 이해해온 엄앵란, 속깊은 한 여자의 사랑은 어쩌면 그 누구도 헤아릴 수 없는 깊이의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그건 어쩌면 그들만의 위대한 부부애일 것이다.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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