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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마지막 블루오션' 이란 빗장 풀다..앞으로가 더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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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이란)=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456억달러(52조원). 사상 최대규모의 정상 간 경제외교로 이름을 올린 박근혜 대통령의 대(對)이란 세일즈 외교는 ‘기업의 경쟁력’ ‘한류’ ‘정상의 측면지원’이란 삼박자가 어우러진 합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서방의 경제제재 이후 주춤했던 기업 간 계약들이 박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꺼번에 풀린 모양새를 연출한 데다, 1980년대 이후 축적된 ‘질 좋은’ 한국 기업에 대한 깊은 인상, 예절을 중시하는 정서적 유사점,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한류열풍 등이 한몫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 세계가 이란을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보고 전방위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만큼, 우리도 정부 고위인사급으로 구성된 ‘경제협력위원회’ 신설 등 깊이 있고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빗장 풀었다..‘제2의 중동 붐’의 새 축 부상

일단 첫 스타트가 좋았던 만큼 향후 우리나라의 ‘제2의 중동 붐’의 중심축이 이란으로 급속히 쏠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란이 포스트 오일시대에 대비해 2020년까지 ‘제6차 5개년 개발계획’을 수립해 산업다변화를 꾀하는 있는 만큼 우리의 강점인 서비스, 문화 등 사회·경제 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 확보에서도 성과를 낼 여지가 충분하다.

박 대통령이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외교장관 회의 정례화를 비롯해 고위 정치 레벨에서의 교류 확대는 물론이고 양국 산업장관을 대표로 하는 한·이란 경제공동위 활성화를 통해 경제협력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란과의 교역 규모 복원은 물론 교역 품목 다변화 등 긴밀한 성장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선 최소한 ‘장관급’이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등의 조건을 갖춘 이란은 최근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건 박 대통령을 수행하는 역대 최대(236명) 규모의 경제사절단의 규모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등 경제 4단체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 및 3대 국책은행장까지 총출동했다. 이들이 건진 성과만도 30개 프로젝트에 456억달러(52조원)에 달했다.

이란이 카스피해 국가 및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중심국 역할을 담당하는 점도 우리 기업들엔 호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들 국가는 샴푸 등 공산품 등의 수입을 이란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왔는데, 만약 우리 제조업이 이란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경우 이란을 포함, 약 3억명에 달하는 잠재 고객을 얻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지평 확대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따 낸 수주는 말 그대로 ‘전방위’ 수준이다. 우선 철도, 도로, 공항, 항만, 수자원 등 116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협력 분야에서 8건의 MOU(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스파한-아와즈 철도(53억달러)와 테헤란-쇼말 고속도로(10억달러)가 대표적이다. 석유·가스·전력 등 236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재건 사업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참여 물꼬가 트였다. 바흐만 정유시설(20억달러), 이란-오만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15억달러), 박티아리 수력발전(19억달러) 등 총 19건에 대한 가계약 및 MOU가 맺어진 것이다. 이란은 2020년까지 석유·가스·석유화학 등 에너지분야에 총 18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 보건·의료, 문화, 정보통신기술(ICT)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협력 지평도 넓혔다. 총 17억달러 규모의 6개 병원건설에 참여, 의료생산단지 구축(1억5000만달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스템 수출 등도 추진된다. 아울러 유·무선통신 인프라와 브로드 밴드 및 사물인터넷(IoT) 등 ICT분야에 대한 협력도 강화된다.

이란시장의 빗장이 풀리면서 저유가, 저소득, 저성장 등 3저 현상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에도 적지 않은 ‘수혈’ 효과가 기대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란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우리 기업의 대(對) 중동 수출에 숨통이 트일 가능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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