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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K리그] '슈퍼맨' 이동국의 30대는 20대보다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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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250P 중 157P를 2009년 전북 입단 후 작성

뉴스1

이동국이 250 공격 포인트를 작성했다. 그의 30대는 20대보다 화려하다. (전북현대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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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라이언킹' 이동국이 개인통산 250번째 공격포인트(골+도움)를 작성했다. 1983년 막을 올린 대한민국 프로축구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이제는 진부한 수식이 됐고, 실제로 그럴 수도 없지만 이동국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는 표현이 떠오른다. 그러나 막연하게 과장하는 칭찬은 아니다. 실제로 이동국은 서른 이후 더 많은 포인트를 작성했다.

이동국은 4월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수원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8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28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3-1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골이었다.

통산 득점과 통산 공격포인트 부문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이동국은 수원FC전 득점으로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이날 이동국의 골은 올 시즌 4호이자 개인 통산 184번째 득점이었다. 이동국은 66개의 도움과 합쳐 250 공격포인트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골도 공격포인트도 K리그 역사 속에 이동국보다 많은 이는 없다.

이회택-차범근-황선홍을 잇는 한국 축구 대형 스트라이커 계보의 적자로 꼽히는 이동국은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포철공고 시절부터 그는 '탈고교급' 선수로 주목을 받았고 프로입단이던 1998년 곧바로 11골2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요컨대 어려서부터 잘했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더 잘하고 있다.

화려한 길을 걸은듯하나 사실 이동국만큼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던 인물도 없다. 중요할 때마다 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쾌조의 골 감각을 보이던 2006년, 독일월드컵 직전에 십자인대파열이라는 중상을 당해 중도하차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어지간한 멘탈의 소유자라면 좌절해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거나 아예 접을 수도 있던 일이다. 하지만 이동국은 번번이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결과는 아쉬움이 남으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미들스부르)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인간승리다. 그런 의지 때문일까. 하늘은 이동국에게 서른살 이후 더 진한 향기를 선물했다.

적어도 K리그에서 이동국의 진짜 전성기는 2009년 이후였다. 서른이 되던 해 최강희 감독의 손을 잡고 전북현대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이동국은 다시 태어났다. '한물갔다'는 냉정한 평가가 따르던 이동국은 전북 입단 첫해 32경기에 출전해 22골을 넣으면서 팀을 정상으로 견인했다. 전북의 첫 우승이었다. 그리고 이동국은 MVP를 수상했다. 개인적으로도 최초였다.

이후 전북은 지난해까지 3번의 우승과 3번의 MVP 수상을 추가했다. 2011년과 2014년 그리고 지난해까지, 전북이 K리그를 제패할 때마다 리그 최우수선수는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1979년생이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기록들을 작성하고 있다.

이동국은 2009년 22골을 시작으로 13골-16골-26골-13골-13골-13골 등 지난해까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성공시켰다. 서른일곱이 된 올해도 벌써 4골을 터뜨렸다. 184골 중 서른살 이후 넣은 골이 120골이다. 이 기간 도움은 37개다. 요컨대 250포인트 중 157포인트를 전북 입단 후 기록했으니 20대보다 더 화려한 30대를 보내고 있다.

아직 이동국의 스토리는 진행형이다. 그의 다음 목표는 70(골)-70(도움) 클럽 가입. 앞으로 4개의 도움을 추가하면 이동국은 K리그 역사에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또 다른 고지에 오르게 된다. 이런 상황이니 '이동국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는 표현도 무리는 아니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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