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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0G 무패’수원, 지지 않는 거니 못 이기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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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윤진만 기자] 최근 수원삼성의 무패 행진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AFC 챔피언스리그 포함 10경기 무패. 10경기에 악센트를 줄 때는 ‘지지 않는 팀’이란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요새 경기 전후로 “O경기 무패”란 사실을 강조한다. 비긴 경기가 많아 아쉽긴 하지만, 무패란 점은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30일 1-1로 비긴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앞두고도 “9경기째 무패”란 사실을 강조했다. 베테랑 곽희주의 생각도 비슷했다. “주변에선 안 좋게 보지만, 우린 10경기 무패 중이다. 지지 않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서울전을 마치고 말했다.

차곡차곡 1점씩이라도 쌓은 덕에 K리그 클래식 8경기에서 승점 9점(5위),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경기에서 6점(5경기·3위)을 쌓았다. 리그에선 중위권이랄 수 있고, 챔피언스리그는 토너먼트 통과 가능성이 남았다. ‘위기’, ‘최악’과 같은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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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서정원 감독이 30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그런데도 올 시즌 수원 선수단 분위기가 계속 ‘흐림’인 이유는 뭘까.

그 10경기를 해부해보면 답이 나온다. 2승 8무. 이긴 경기보다 비긴 경기가 4배나 많다. ‘못 이긴다’는 팬들의 아우성이 나와도 이상할 게 없다. 서울전에서 보였듯이, 잡은 물고기를 놓치는 일이 빈번해 더욱 애가 끓는다. 미드필더 권창훈은 “(서울과 비겼다고)개인적으론 아쉬운 게 없지만, 팀이 못 이긴 게 아쉽다”고 말했다. 권창훈은 올 시즌을 마치고 앵무새처럼 이 말을 반복하는 중이다.

팀 내부에선 ‘경기력’보단 ‘정신력’에서 원인을 찾는다. 축구는 ‘흐름’이 중요한데, 이겨야 할 경기는 놓치면서 흐름이 중간중간 끊긴다는 거다. 이날도 전반 7분 산토스의 골로 앞서가다 수비진의 실수로 후반 12분 아드리아노에 실점하며 1-1로 비겼다.

곽희주는 “조금 더 강한 창이 필요하다. 수비도 준비해야 한다. 침체한 분위기를 극복하려면 용기, 그리고 보이지 않는 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정원 감독은 “다듬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에게 반전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5월에는 반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은 내달 3일 홈에서 상하이 상강과 챔피언스리그 G조 최종전을 치른다.

[yoonjinma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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