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아이스하키판 우생순 "34년만에 일본 꺾던 날"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기성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여러분, 핸드볼 국가대표 팀의 우생순 신화 기억하시죠? 그런데요 이번에는 얼음판 우생순이 탄생했습니다. 지금 폴란드에서는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우리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34년 만에, 무려 34년 만에 일본을 상대로 첫 번째 승리를 거둔 겁니다.

아니, 뭐 일본 한 번 꺾었다고 이렇게 화제가 되나 하실지 모르지만 34년 전에는 무려 25:0으로 대패했고요. 그 후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팀을 이번에 뛰어 넘어서 아시아 최강이 된 거니까 그 투지에 박수를 보낼 만하죠.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우리나라 아이스하키팀의 대들보입니다. 김기성 선수 연결을 해 보죠. 김기성 선수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

◆ 김기성> 아 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일전에서 두 주 먹을 불끈 쥐면서 와~ 하고 포효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던데, 34년 동안 한 번도 못 이겼던 팀을 이겼을 때 그것도 아주 깨끗하게 이겼을 때 기분이 어떻든가요.

◆ 김기성> 기분 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좋았고요. 어떤 선수는 눈물을 흘릴 정도까지 아주 기뻐했었어요.

◇ 김현정> 눈물 흘리면서요? 그 건장한 아이스하키 남자 선수들이?

◆ 김기성> 네. 왜냐하면 34년 동안 한 번도 이긴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해서 굉장히 마음속에 뭔가 짐이 됐었는데 조금 이제 내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한 같은 게 응어리가 있었던 거예요? 가슴속에?

◆ 김기성> 네, 저희 대한민국 모든 선수들이 다 그런 게 조금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34년 전 선배들은 그러니까 일본이 25골 넣을 동안 1골도 못 넣은 거잖아요. 그 정도로 실력 차이가 컸던 건데. 그 이후로도 어떻게 한 번도 못 꺾었죠?

◆ 김기성> 원체 일본이 아시아 쪽에서는 하키 레벨이 높았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찌됐든 이렇게 이기게 된 거는 그런 선배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노컷뉴스

환호하는 김기성선수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번에는 느낌이 좀 다르던가요. 경기 나가기 전에?

◆ 김기성> 네, 이게 오히려 마음이 급해지면 안 되기 때문에 그냥 평상시 하던 대로 플레이를 하자고 계속 주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서로 선수들끼리요.

◇ 김현정> 우리 평상시하던 대로 하자? 긴장하지 말고 하자라고 하면서도 김기성 선수는 내심 '아, 이번에 되겠다. 느낌이 조금 다른데?' 이런 게 있었던 거예요?

◆ 김기성> 네, 조금은 있었습니다. (웃음)

◇ 김현정> 반면에 34년 만에 우리한테 진 일본 선수들 표정은 어땠어요?

◆ 김기성> 굉장히 약간 좀 실망하고 고개를 못 드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 김현정> 일본도 서러워서 울었겠어요, 일본 선수들도?

◆ 김기성> 네, 아무래도요. 그런데 저희는 너무 좋아 가지고 일본 선수들까지 볼 여유가 없었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하긴 그러네요. 지금 거기 진 선수들 챙길 정신이 없죠. 김기성 선수, 지금 대표팀만 12년 했잖아요.

◆ 김기성> 네.

◇ 김현정> ‘못한다. 참 일본한테 맨날 진다. 어떻게 한 번도 못 이기냐.’ 이런 시선 받을 때는 솔직히 기분이 어땠습니까?

◆ 김기성> 기분이 좋지는 않고요. 좀 힘이 많이 빠졌죠. 그럴 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는데 할 수 있는 일이 경기에 나가서 보여주는 것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더 이를 악 물고 준비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를 악 물고... ‘우리한테 손가락질하는 그 사람들 봐라. 우리가 이겨서 보여주겠다. 보여줘야지.’ 이렇게 이를 악물고?

◆ 김기성> 네.

◇ 김현정> 이렇게 뜨거운 관심과 반응 쏟아진 거 처음 아닌지 모르겠어요?

◆ 김기성> 제가 볼 때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라디오에서 인터뷰하는 것도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첫 인터뷰랍니다. 12년, 12년 대표팀을 했는데. 지금 우리 아이스하키팀에 대한 찬사가 우리나라에서만 쏟아지는 게 아니라 세계 스포츠계가 놀라고 있습니다. 총 다섯 경기 치러서 2위 안에 들면 월드챔피언쉽까지 나가는 거죠?

◆ 김기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정말 서양에서는 대단히 열광하는, 말하자면 우리가 축구 월드컵에 열광하는 것 그 이상으로 인기가 있는 거라면서요?

◆ 김기성> 그렇습니다. 월드챔피언쉽이라는 게 미국, 캐나다, 러시아. 이렇게 톱 국가가 소속된 나라끼리 시합을 하는 건데요. 거기에 나갈 수 있는, 저희가 지금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컷뉴스

김기성(오른쪽 두 번째)과 김상욱(오른쪽 첫 번째) 형제는 한일전 두 번째 골을 합작하며 34년 만의 첫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이거 말하면서도 약간 떨리지 않아요, 김기성 선수?

◆ 김기성> 네. 약간 떨리네요. 그게 내일(29일)이기 때문에요. 여기 이제 폴란드 시간으로는요.

◇ 김현정> 5차전 남은 거예요, 이제?

◆ 김기성> 네.

◇ 김현정> 거기서 이기면 나갈 수 있습니까?

◆ 김기성> 내일 경기만 이기게 된다면 그럴 확률이 굉장히 높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일본이 아시아에서 한번 나가긴 했습니다마는, 우리가 이번에 나가게 되면 순수하게 자력으로 나가는 아시아 첫 번째 팀이 된다고요?

◆ 김기성> 네, 그렇습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나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력으로.

◇ 김현정> 아이스하키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 꿈꾸는 그런 대회 맞죠?

◆ 김기성> 네, 그럼요. (웃음)

◇ 김현정> 떨리겠어요. 기분이 어때요?

◆ 김기성> 너무 좋기도 하면서, 내일 게임에 대해서 살짝 긴장도 되긴 하네요.

◇ 김현정> 이탈리아와의 마지막 경기, 컨디션은 괜찮습니까?

◆ 김기성> 네, 컨디션은 아주 괜찮은 것 같습니다.

노컷뉴스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팀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다행입니다. 엊그제 있었던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우리 김기성 선수가 40초 만에 첫 골 냈잖아요. 이탈리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기대해도 될까요?

◆ 김기성> 네, 기대해 주세요, 많이.

◇ 김현정> 이번에는 30초 만에?

◆ 김기성> 이번에는 30초 만에... 는 모르겠지만, (웃음) 어찌됐건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김현정> (웃음) 멀리서지만 우리가 뜨겁게 응원해 줘야겠습니다. 지금 폴란드에서 전화 연결로 이야기하는 건데, 고국에 계신 국민들께 한 말씀 하시겠어요?

◆ 김기성> 지금까지 조금이라도 응원과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저희가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경기장에서 찾아뵈려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테니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응원하겠습니다. 김기성 선수 파이팅하세요.

◆ 김기성>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김기성 선수였습니다. 선수단의 경기일정을 배려해서 어제 사전녹음으로 진행했다는 점 알려드리고요. 오늘밤 8시입니다. 우리 시각으로 8시 이탈리아와의 마지막 경기 응원해 주십시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