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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똑똑하게 일하고 사생활 지키고…기업용 메신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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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업용 메신저 '슬랙'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일과 사생활을 구분하려는 직장인이 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용 메신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스트소프트[047560], 토스랩 등 업체들이 잇달아 관련 서비스를 내놓았고 카카오[035720] 역시 조만간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 대표 서비스 '슬랙'…국내에서는 팀업·잔디 인기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기업용 메신저는 PC에만 특화됐던 기존 사내 메신저와 달리 모바일 기기에서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개별 기업을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돼 회사 사람끼리만 친구를 맺고 효율적으로 업무 관련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 회의 자료나 보고서 등 함께 봐야 하는 정보를 한곳에 모아 손쉽게 공유하도록 돕고 영상회의도 지원한다.

무엇보다 애플리케이션과 웹, 데스크톱과 모바일 등 모든 종류의 기기에서 연동해 쓸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유기적 협업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기업용 메신저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미국의 '슬랙'(Slack)이다.

슬랙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67만5천명의 유료 이용자를 포함한 총 230만명의 이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매달 전송하는 메시지 양은 15억건에 이른다.

연 매출은 6천400만달러를 웃돌고 기업 가치는 28억달러에 육박하는 등 B2B(기업 간 거래) 기업 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야머'(Yammer)도 인기가 높다. 이 서비스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12억달러에 인수됐다.

해외에서는 슬랙의 성공 사례를 따르려는 오픈소스 형태의 동종 서비스들이 잇달아 쏟아져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라베이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유사 서비스는 '매터모스트'(Mattermost)와 '로켓.챗'(Rocket.Chat)이다.

두 서비스는 슬랙의 주요 기능을 거의 똑같이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슬랙의 기존 설정을 그대로 옮겨오거나 호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매터모스트는 축적된 과거의 채팅 기록을 불러올 수 있도록 한 단계 개선됐다.

국내에서는 이스트소프트가 작년 6월 '팀업'이라는 기업용 메신저를 시험용 버전으로 출시했다. 현재 국내 기업 3천여곳 정도가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사내뿐만 아니라 외부 업체와의 채팅방 조직, 조직도 기반 의사소통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최소 50명에서 최대 500명의 중견급 기업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스타트업 토스랩이 선보인 '잔디'는 소규모 팀 단위의 협업에 효과적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2만여개 기업의 3만개 이상 팀이 사용 중이다.

◇ 구글, 페이스북도 관심…카카오는 '아지트' 상반기 출시

기업용 메신저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카카오톡, 라인 등 일반 메신저를 직장에서 업무용으로 겸하지 않고 사적인 용도로만 쓰고 싶어하는 직장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모든 분야가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정보화 시대를 맞아 분업보다는 동료와의 의사소통과 협업이 중요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스트소프트가 지난해 국내 20세 이상 직장인 1천63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10명 중 6명(64.4%)이 업무에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는 용도 1위는 메신저 사용(48%, 복수응답 허용)이 꼽혔으며 이어 이메일 확인 및 작성(44%), 자료 전달(39.9%) 등 순이었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는 최근 발표한 국내 모바일 UC&C(통합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성장 전망 보고서에서 기업용 메신저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24.5%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T 공룡'들도 이러한 성장성에 주목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구글은 최근 인도의 업무용 메신저 개발 스타트업인 '파이'(Pie)를 인수한 데 이어 관련 스타트업을 추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작년 1월 회사 사람끼리만 쓸 수 있는 페이스북인 '페이스북 앳 워크'를 선보인 데 이어 11월에는 메신저 기능을 담은 '워크챗'의 베타 버전을 내놓고 미국 내 300여개 기업에서 테스트 중이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기업용 커뮤니티 서비스인 '아지트'의 상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초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지트는 전신인 그룹형 커뮤니티 서비스 '카카오 아지트'에 메신저와 협업 기능을 강화한 형태로 개발됐다. 카카오 아지트는 2010년 선보였지만, 이용자가 많지 않아 작년 11월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조성민 이스트소프트 비즈플랫폼 사업실 이사는 "모바일 기기가 업무에 깊숙이 활용되는 근무 환경에서 기존의 사내 메신저는 불편함이 크고 개인 메신저는 사생활 침해 요소가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기업들은 메신저를 비롯한 통합 의사소통 도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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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소프트의 '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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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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