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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러시아 "세계는 새로운 냉전에 진입했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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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새로운 '냉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러시아간의 관계가 반세기 전으로 되돌아 갔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들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총리는 13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52회 뮌헨안보컨퍼런스(MSC) 연설에서 미국과 나토가 냉전시기 대결구도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를 향한 나토의 정치적 소통 창구가 여전히 비우호적이고 닫혀있다"며 "우리는 새로운 냉전 시대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금이 1962년인지 2016년인지 헷갈린다"며 "향후 유럽과 대서양 지역의 안보, 나아가 세계 안보와 지역적 위험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필요하지만 많은 영역에서 논의가 막혀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거의 매일 나토와 유럽, 미국을 상대로 끔찍한 위협을 꾸민다고 비난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메드베데프 총리 연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가 유럽 안보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며 과거 냉전시기에도 용인하기 힘든 수단을 동원해 주변국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슈톨텐베르크 총장은 "러시아의 정치적 수사와 태도, 핵무기 관련 훈련은 주변국들을 겁주기 위한 것이며 유럽의 안정과 신뢰를 해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T는 서방과 러시아간 갈등의 핵심에 시리아 내전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러시아, 기타 시리아 내전 관련국들은 지난 11일 회의에서 1주일 안에 전면 휴전에 착수한다고 합의했으나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합의 당일까지도 반군 공습을 계속했다. 전날 시리아 정부 역시 반군 점령지를 모두 탈환하는 것이 목표라며 휴전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한편 메드베데프 총리의 연설이 화해 시도라는 시각도 있다. FT는 이번 발언을 두고 러시아가 약 2년 전 크림반도 합병 이후 가장 적극적인 태도로 서방에 화해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슈톨텐베르크 총장은 앞서 12일 발표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따로 만나 과거 냉전 시기 대화 창구였던 '나토·러시아 협력위원회'를 부활시키는 안건을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나토와 러시아간의 관계를 가능한 한 예측가능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지난해 발생했던 터키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사태 같은 사건이 재발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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