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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대만지진 116명 사망·수색종료…마지막 시신은 빌딩 관리주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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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의 최대 피해 지진…복구·수습작업, 책임규명 수사 본격화

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지난 6일 대만 남부에서 발생한 규모 6.4의 강진으로 모두 116명이 숨진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날 오후 3시57분(현지시간) 타이난(台南)시의 이른바 '두부 빌딩' 웨이관진룽(維冠金龍) 빌딩에서 수색대가 이 빌딩 관리위원회 주임 셰전위(謝鎭宇·69)씨의 시신을 찾아낸 것을 마지막으로 8일간의 수색·구조작업이 종료됐다.

이 건물 5층에 거주하고 있던 셰 주임은 4층과 5층 사이 계단에서 매몰 180시간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라이칭더(賴淸德) 타이난(台南)시장은 이날 수색종료를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셰씨가 모든 주민이 대피하기를 기다리며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며 "모든 주민을 찾은 뒤에야 시신으로 발견된 셰 주임의 강한 책임감을 상징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셰 주임이 발견된 시간은 지진 발생시간(6일 오전 3시57분)과 일치했다.

수색팀은 앞서 셰 주임의 집에서 그의 부인과 장남의 시신을 찾았으나 정작 셰 주임은 발견하지 못했다.

살아남은 그의 차남이 이날 시신 발견 후 아버지의 신원을 확인했다. 셰 주임과 20여 년간 교류했다는 장(張)모씨는 "셰씨가 책임감이 강한 호인이었다"며 "장남마저 이번 지진으로 희생당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중앙재해대책센터는 모두 116명이 이번 지진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1999년 규모 7.6의 대지진으로 2천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이후 대만에서 17년 만에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지진 사고로 기록됐다.

수색팀이 웨이관진룽 빌딩의 붕괴 현장에서 175명을 구출하고, 114명은 시신으로 발견했다. 이들 생존자 가운데 96명은 부상해 치료를 받고 있다.

시신 가운데 34구는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못했지만 조만간 DNA 검사를 거쳐 유족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모든 수색·구조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이날 오후를 기해 모든 수색팀이 현장에서 철수했다.

대만 정부는 이에 따라 피해 건물의 복구에 착수하는 동시에 웨이관진룽 빌딩의 붕괴 원인을 규명, 책임 소재를 가릴 계획이다.

주민들로부터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확인하는 한편 복구작업, 이재민 배치, 주택 안전진단, 피해보상 등 계획을 점검하고 특별조례를 통한 피해수습 방안의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대만 검찰은 이 건물 시공업체인 웨이관건설의 린밍후이(林明輝) 당시 사장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무너진 건물은 내진설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내력벽 기둥 속에서 양철 식용유통과 스티로폼이 무더기로 발견돼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건물 저층부의 소유주들이 기둥과 벽을 임의로 없애고 불법 개조한 것이 붕괴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대만 전역에서 노후화된 주택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임을 밝히며 "다시는 유사한 재난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인은 전날 타이난에 마련된 지진 희생자 두칠법회(頭七法會·상을 당하고 7일째되는 날 행하는 법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지난 6일 새벽 가오슝(高雄)시 메이눙(美濃)구를 진앙으로 한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으로 인근 타이난시에서 모두 9개 건물이 붕괴되고 5개 건물이 기울어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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