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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육아 휴직하겠다더니 바람 피운 일본 의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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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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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탤런트와의 불륜 의혹이 제기됐던 일본 집권 자민당의 미야자키 겐스케(宮崎謙介·35) 중의원 의원이 12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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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주장해 온 것과 경솔히 행동한 것 사이에 이치가 안 맞는 점에 대해 깊이, 깊이, 깊이 반성을 하고(한숨), 의원 사임을 하는 결의를 굳혔습니다(울먹).”

12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장에 나선 미야자키 겐스케(35) 중의원의 표정은 크게 경직돼 있었다. 그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저의 부적절한 행위로 많은 분들에게 대단히 심려를 끼친 점을 마음으로부터 사죄드린다”고 말한 뒤 의원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의 설날 연휴 기간 동안 일본 정계를 달궜던 ‘막장 스캔들’의 예고된 결말이었다.

일본 정계의 신인이었던 미야자키 의원은 지난해 12월 동료 의원이자 부인인 가네코 메구미(37)가 올 2월 출산을 하면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1~2개월 정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떠오르는 스타가 됐다. 이후 일본에선 현재 2.3%(여성은 86.6%)에 그치고 있는 남성 육아휴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출산과 육아에 대한 남성의 책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결말은 어이없는 막장극이었다. 일본의 주간지 <주간문춘>(슈칸분??)이 최신호에서 미야자키 의원이 지난 1월30일 도쿄의 여성 탤런트(34)를 교토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불러 하루 밤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부인 가네코는 그로부터 6일 뒤 무사히 사내 아이를 출산했다. 미야자키 의원은 한차례 이혼 후 지금의 부인과 재혼했다.

미야자키 의원의 지역구 주민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교토시 후시미구에 사는 한 60대 주부는 <엔에이치케이>(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으로서 길을 벗어난 짓을 해놓고 아무렇지도 않다면 이상한 일이다. 앞으로는 제대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의원은 자민당 당적은 유지하면서 정치적인 재기를 노릴 계획이지만, 일본 정계의 시선이 워낙 차가워 전망은 불투명하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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