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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보호 사각지대' 비정규직 노조 가입 정규직 1/6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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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연구원 보고서 "노동계, 비정규직 끌어안으려는 노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비정규직을 끌어안으려는 노동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비정규직 노조 가입의향과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2007년 12.1%에서 지난해 12.3%로 다소 높아졌다.

정규직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도 비슷한 추세를 보여 같은 기간 16.0%에서 16.9%로 소폭 상승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달랐다.

2007년 5.1%에서 지난해 2.8%로 노조 가입률이 반 토막 가까운 수준으로 추락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2008년 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2008년 4.4%였던 비정규직 노조 가입률은 2009년 2.5%로 급락한 후 2010년 2.8%로 소폭 회복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기준으로 비교하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은 정규직 근로자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 하락은 갈수록 비정규직이 영세사업장과 비제조업으로 내몰리는 현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07년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 중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비중은 67.9%였으나,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71.5%로 높아졌다.

같은 비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노조 가입률은 다르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조 가입률은 1.1%에 불과하지만, 300인 이상 사업장은 9.7%에 달한다.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 많을수록 노조 가입률도 낮아지는 것이다.

제조업 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같은 기간 하향곡선을 그렸다. 2007년 12.1%에서 지난해 8.7%로 뚝 떨어졌다. 제조업은 노조 조직률이 다른 업종보다 높기 때문에, 비제조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 많을수록 노조 가입률은 낮아지게 된다.

이러한 추세는 고용안정, 임금, 노동조건 등에서 정규직보다 훨씬 열악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갈수록 노조의 보호에서도 멀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완화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노동계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에서 비정규직 이슈는 우선순위에서 종종 뒤로 밀려났지만, 이제는 비정규직을 본격적으로 노조의 틀 안으로 끌어안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노동연구원 정재우 연구원은 "노조 상급단체에서 비정규직의 노조 결성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비정규직의 조직력을 끌어올리기에는 그 힘이 부족하다"며 "노동계가 장벽 밖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의 노조 결성에 더욱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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