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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영·프랑스 vs 러…동유럽에서도 新냉전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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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와 러시아, 발트3국과 동유럽에서 군사력 증강 가속

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미국·영국·프랑스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과 러시아가 발트 3국과 동유럽 지역을 둘러싸고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신(新) 냉전 기류를 보이고 있다.

나토 국방장관들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나토의 병력 배치를 포함한 동유럽 전력 증강 방안을 승인했다.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루마니아·불가리아 등 3개국에 나토군을 배치키로 했다. 순환배치를 통해 사실상 나토군을 상주시키는 셈이다.

나토는 6천명의 병력을 이들 국가에 주둔시키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국방장관은 발트 3국이 인접한 발트해에서 해상 초계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유럽 내 나토국의 주요 화력인 영국이 최신예 프리깃함과 구축함 등 5척의 군함을 발트해에 배치키로 했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와 직접 접경하거나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으로 분리된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지역으로 나토군의 동유럽 전력 증강은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친(親)러시아 반군의 분리와 뒤이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 등 군사력 사용도 불사하는 러시아의 노골적인 야심에 이들 지역에서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라트비아·리투아니아·폴란드 등과 인접한 벨라루스에 있는 자국 공군기지에 전투기들을 대거 배치했다.

또 탱크 사단, 탱크 여단, 자동화 기기 보병 사단, 포병 대대 등으로 구성된 '제1 탱크 군단'을 재조직했다. 공격력에서 영국과 독일의 탱크 화력을 능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크림 반도와 발트 3국 접경 지역에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 등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했다.

이외 발트해에서 잠수함과 군함 전개를 강화하는 한편 나토 동맹국들과 접경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

나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연초 나토는 러시아에 "안보 위협"이라고 선언했다.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전날 "동맹국들에 대한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하고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발트지역에 특별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을 포함한 날선 대립은 시리아로 확장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영국과 프랑스는 전날 유엔본부에서 러시아에 시리아 알레포 공습 중단을 요구했다.

러시아의 공습을 등에 업은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이 장악했던 알레포 일대에서 점령 지역을 넓혀가면서 5만명이 탈출하는 등 인도적 재앙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 테러 직후 한때 '이슬람국가'(IS) 격퇴 차원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모색하던 분위기는 사라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영국과 프랑스의 요구를 일축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는 현재 하는 일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매우 투명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러시아와 나토 간 군사적 경계 강화와 긴장은 시리아 국경 인근에서 터키 공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을 낳기도 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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