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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V까기]‘로스타임’ 봉태규, 이쯤 되면 믿고 보는 생활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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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타) 백초현 기자 = 배우 봉태규가 믿고 보는 생활 연기의 진수를 선보이며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지난 10일 밤 11시10분 방송된 KBS2 설특집 ‘기적의 시간:로스타임’(극본 이정선/연출 김진환, 이하 로스타임) 1부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로 12년을 살아온 윤달수(봉태규 분)가 떡을 먹다가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면서 인생의 추가 시간인 로스타임을 부여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윤달수는 로스타임 12시간을 부여받았지만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금 같은 시간을 취침하는 데 모두 써 버렸다. 이후 그는 로스타임이 12시간이 아닌 12일이었음을 깨닫고 다시 한 번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윤달수는 12년 동안 살아온 생활 패턴을 단번에 바꿀 수 없었다. 그는 여전히 은둔형 외톨이로 자신의 방에 갇혀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뉴스1

배우 봉태규가 믿고 보는 생활 연기를 펼쳤다. © News1star/KBS2 '기적의 시간:로스타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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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수로 분한 봉태규는 믿고 보는 생활 연기를 선보이며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안겼다. 책상 앞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게임에 집중하고, TV를 틀어 놓고 침대에 누워 떡을 섭취하고, 동생이 차려놓은 음식을 먹기 위해 방문 사이로 손을 내미는 등 일상의 소소한 감성이 녹아든 장면에서 그는 은둔형 외톨이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억울함이 묻어나는 그의 표정은 윤달수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했다. 윤달수가 은둔형 외톨이가 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는 사고로 부모를 잃었다. 윤달수는 육상을 하는 자신의 다리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애를 쓴 부모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며 1등을 해야만 하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결국 달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운동만 해온 그는 이후 낙오자가 돼 스스로 세상과 벽을 치고 숨었다. 윤달수의 과거는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공감을 더했다.

봉태규는 은둔형 외톨이 윤달수 뿐만 아니라, 동생 윤달희(손담비 분)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며 오빠 윤달수 모습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극중 윤달희와 윤달수는 문을 사이에 두고 소통했다. 물론 동생만 말하고 오빠는 대답을 하지 않는 일방적인 대화였지만 윤달수는 로스타임을 부여 받은 뒤로 동생의 말에 귀 기울이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봉태규의 연기력은 동생 윤달희가 쓰러졌을 때 제 빛을 발휘했다. 마음에 벽을 쌓고 스스로 갇힌 윤달수는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쉽게 벽을 허물지 못했다. 심지어 동생이 문 밖에 쓰러져 있어도 문을 열고 나갈 수 없었다. 나가고 싶지만 나갈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을 윤달수로 분한 봉태규는 연기를 통해 표현했다. 그는 울분을 터뜨리며 문을 하염없이 두드려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쯤 되면 생활 연기의 달인으로 봐도 될 만큼 봉태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연기로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최근 단막극을 통해 연기력을 펼치고 있는 그의 차기작 소식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poolchoy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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