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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일본서 장기 독주 `아이폰 왕국의 신화`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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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온 애플 아이폰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 아이폰 출하대수는 1473만대로 전년 대비 1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는 조사기관 MMRI 자료를 인용해 애플 아이폰 출하대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 2008년 첫 판매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전체 출하대수 감소폭(-0.4%)과 비교하면 애플 출하대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일본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부진은 이례적인 것이다. 외국산 전자제품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배타적인 일본 시장에서 애플은 확고한 마이나층을 갖고 있는 거의 유일한 외국 전자업체로 인정받아왔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맥북, 아이패드 등 제품이 고루 인기를 얻으면서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직접 참석하는 맥월드가 정기적으로 일본에서 열릴 정도였다. 애플 아이폰은 2012년 일본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절대 강자 지위를 유지해왔다. 2014년에는 휴대전화(피처폰 포함) 시장점유율이 43.1%에 달했다.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시장점유율이 59.5%에 달해 일본인 2명중 1명은 애플 스마트폰을 들고 다녔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 갤럭시도 일본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했지만 외국업체로서 애플만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애플에게 그 어느 시장보다 상징성이 강한 일본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떨어졌다는게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이폰의 부진은 우선 작년 가을 판매에 들어간 아이폰 6s가 전작과 비교해 기능에 별 차이가 없어 큰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9월 나온 아이폰6s가 시장에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4분기(10~12월) 전세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인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인데, 특히나 인기를 모았던 일본 시장에서 실망감이 컸다는 분석이다.

일본 통신시장 정책 변화도 아이폰 판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등 주요 통신사들은 그 동안 단말기 보조금을 주며 스마트폰을 저가에 소비자들에게 팔아왔다. 통신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폰을 특별히 우대를 해 신형제품도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판매해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스마트폰을 공짜로 주는 대신 통신요금을 높게 책정하는 통신사 가격정책에 대해 가계 부담경감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주춤해지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정책 변화 움직임에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애플이 직격탄을 받고 있고 향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MMRI “휴대요금 정책 변화로 단말기 출하대수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이폰 판매대수와 점유율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내 스마트폰 출하대수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여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시장 중국에서도 고전중이다. 중국 시장 스마트폰 성장세가 확 꺽인데다 중국 토종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에 중국, 홍콩, 대만을 아우르는 중화권에서 애플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년 전 증가율 70%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급격히 떨어진 수치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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