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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LPGA 달구는 K골퍼 `태극마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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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시즌 초반부터 무섭게 달아오른 K여자골퍼들로 지배 당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초반 분위기가 '돌풍'이었다면 올해는 '광풍'이라고 할 만하다. 이유는 분명하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에 출전할 수 있는 4장의 태극마크 때문이다.

등 부상을 당해 초반 대회 일정에 차질이 생겼지만 세계랭킹 2위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사실상 1장의 티켓을 차지한 가운데 나머지 3장의 주인공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특히 "올림픽에 반드시 출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유력한 후보들이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개 대회 성적만 봐도 '크레이지 K여자골퍼'의 위력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지난해 1승을 거뒀지만 체력 문제로 자존심에 상처가 난 김효주(21·롯데)는 시즌 첫 대회인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역전 우승을 거두며 'K골프 광풍'의 포문을 열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상반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밝힌 것처럼 김효주는 개막전에서 지난해 '신인왕' 김세영(23·미래에셋)과 세계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며 세계랭킹을 7위까지 끌어올렸다.

이어진 코츠골프 챔피언십에서는 장하나(24)가 지난해 준우승만 4차례를 했던 설움을 한방에 날리며 자신의 첫 LPGA투어 우승을 신고했다. 장하나는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 오칼라 클럽(파72·6541야드)에서 '캐나다 골프 천재' 브룩 핸더슨(19)에 2타 차 완승을 거뒀다. 앞서 열린 개막전에서 'LPGA투어 최초 파4 홀인원'을 달성한 기운을 이어받은 장하나는 첫 우승까지 성공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크레이지 K골프'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하게 '2연승' 때문이 아니다. 사실상 한국 선수들끼리 우승 경쟁을 벌이며 치열한 '집안 싸움'을 펼쳤기 때문이다.

개막전인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김효주와 함께 김세영이 2타 뒤진 공동 2위, 이일희(28·볼빅)가 공동 5위, 곽민서(25·JDX)가 공동 8위에 오르며 리더보드를 태극기로 물들였다. 이어진 코츠골프 챔피언십에서는 장하나가 우승, 김세영이 공동 3위에 오른 가운데 올림픽 출전을 위해 과감하게 LPGA투어로 도전장을 던진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컨디션 난조에도 공동 3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각종 기록만 봐도 K골프의 치열함이 느껴진다.

이제 단 2개 대회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LPGA투어 각종 타이틀 '톱3'는 장하나, 김효주, 김세영이 차지하고 있다.

상금 랭킹은 장하나가 1위에 올라 있고 그 뒤로 김효주와 김세영이 2, 3위를 차지했다. CME 글로브 포인트와 롤렉스 올해의 선수 랭킹도 상금 랭킹과 순위가 똑같다.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평균 스코어는 장하나와 김세영이 69.500타로 공동 1위를 차지했고 전인지가 공동 3위에 올랐다. 그린 적중률에서도 장하나가 86.1%로 선두에 오른 가운데 최나연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태극낭자 판'이다.

올림픽 출전자 명단은 오는 7월 11일자 세계랭킹으로 결정된다. 확실하게 달라진 눈빛으로 올림픽 출전에 집념을 보이고 있는 K골퍼들 중 누가 웃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9일(한국시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박인비(2위)에 이어 김세영(5위), 유소연(6위), 김효주(7위)가 '태극마크 톱4'에 올랐다. 하지만 장하나가 9위까지 랭킹을 끌어올렸고 전인지(10위), 양희영(11위), 이보미(16위), 최나연(20위)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5승을 합작하며 최고의 승률을 올린 한국 여자 골퍼들이 올해는 올림픽 출전의 힘을 받아 50% 승률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가고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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