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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오!쎈픽]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최진철의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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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포항, 이균재 기자] 최진철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가 베일을 벗었다.

포항은 9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베트남 하노이 T&T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서 심동운의 3골 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하고 본선에 진출했다.

이로써 포항은 본선 조별리그 32강에 진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시드니 FC(호주), 우라와 레즈(일본)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올 시즌 뚜껑을 열기도 전에 스틸야드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황선홍 감독이 내려놓은 지휘봉을 최진철 감독이 잡으면서 시작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옌볜 FC)를 비롯해 고무열(전북), 박성호(울산) 등 공격 자원과 멀티 플레이어 신진호(서울), 중원 사령관 김태수(인천)가 팀을 떠났다.

대신 포항은 국가대표를 지낸 울산의 장신 공격수 양동현과 지난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띄어 A대표 50인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인천의 중앙 미드필더 조수철을 영입하며 출혈을 최소화했다.

최진철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의 양동현을 필두로 좌우 측면의 심동운과 라자르, 2선 중앙 공격수로 문창진이 출격했다. 중원은 손준호와 경미한 부상을 안은 황지수를 대신해 박준희가 지켰다. 포백라인은 왼쪽부터 김대호, 김광석, 배슬기, 박선용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신화용이 꼈다.

포항의 초점은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스피드 강화에 맞춰졌다. 최 감독은 앞서 포항의 세밀한 패스 축구 기조를 바탕으로 더 빠른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수 차례 공언한 바 있다.

포항은 한 수 아래인 하노이를 상대로 몸이 덜 풀린 듯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여느 때보다 한 달 일찍 시즌을 시작한 탓이 컸다. 여기에 감독과 선수가 바뀐 점과 추운 날씨 등이 발목을 잡았다.

포항은 전반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박준희의 중원 리딩이 아쉬웠다. 포항은 오히려 피지컬의 삼손과 스피드의 은구옌을 앞세운 하노이의 역습에 결정적인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가장 몸놀림이 가벼워 보였던 심동운이 구세주였다. 지난 시즌 선발과 백업을 오갔던 그는 좌측면에서 막힌 활로를 뚫었다. 때로는 해결사로, 때로는 도우미로 변신해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34분 손준호의 로빙 패스를 받아 문전 침투, 감각적인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영의 균형을 깼다.

전반까지는 전체적으로 최진철 감독이 원하던 빠른 패스 축구가 실현되지 못했다. '이적생' 양동현은 시간이 더 필요한 듯했다. 지난 시즌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던 라자르는 우측면 날개가 어색한 듯 보였다. 심동운과 올림픽 예선서 에이스로 활약한 문창진, 중원의 손준호가 분투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을 채우지 못했다.

최진철 감독은 빠른 시간 변화를 택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라자르를 빼고 스피드가 좋은 올림픽 대표팀 공격수 강상우를 투입했다. 강상우는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우측면을 돌파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며 활로를 개척했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이후에도 날카로운 패스와 크로스를 제공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포항은 후반 16분 심동운이 다시 한 번 골네트를 갈랐다. 지체없는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포항에 촉촉한 단비를 내렸다. 심동운은 후반 38분 박스 안 오른발 슈팅으로 기어코 해트트릭을 완성, 3-0 완승의 주인공이 됐다.

본선행 티켓을 따냈지만 최진철 감독의 포항은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듯했다. 심동운과 문창진을 위시한 빠른 패스 플레이와 젊고 빠른 '조커' 강상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게 위안거리였다./dolyng@osen.co.kr
[사진] 포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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