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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르포> 50돌 맞은 슈퍼볼 '미국인들의 대축제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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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엔터테인먼트' 합작품…먹고 마시며 하루 즐겨

테러 대비 경계 삼엄 속 관중 협조·시민의식 돋보여

경기 주최지 '슈퍼볼 특수'…곳곳서 '바가지 상흔' 기승

연합뉴스

(산타클라라<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Super bowl)이 열린 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온통 '축제 한마당'이었다.

특히 올해 슈퍼볼은 50돌을 맞이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풋볼 팬들이 몰려들면서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북새통을 이뤘다. 경기 주최지이자 실리콘 밸리의 한 축인 산타클라라는 '슈퍼볼 특수'로 활기를 띠었다.

◇"슈퍼볼은 미국인의 축제"…지역연고 상관없이 응원

미국인의 '슈퍼볼 사랑'은 지역팀도 초월했다. 이날 슈퍼볼은 덴버 브롱코스와 캐롤라이나 팬서스가 단판 승부로 자웅을 겨뤘지만, 전국 각지에서 슈퍼볼을 보기 위해 찾아온 풋볼 팬들도 많았다.

위스콘신 주 프랭클린에서 사는 마이크 그래버슨(60)은 "나는 그린베이 패커스 팬"이라며 "하지만, 슈퍼볼은 지역 연고팀에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의 축제"라고 말했다.

그는 "슈퍼볼을 보기 위해 아내와 이틀 전에 산타클라라를 방문했다"면서 "슈퍼볼 관람을 위해 그동안 알뜰히 저축을 해왔다"고 했다.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왔다는 30대 윌 라이트는 "슈퍼볼은 미국인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며 "풋볼은 삶에 원기와 활력을 북돋워준다"고 밝혔다.

이날 식전행사는 슈퍼볼 50돌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 몬태나·스티브 영·제리 라이스 등 역대 슈퍼볼 최우수 선수(MVP)들과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감독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특히 2006년 슈퍼볼에서 소속팀 피츠버그 스틸러스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한국계 하인스 워드(40)도 나와 큰 박수를 받았다.

반면 지난 2014년 시즌에서 경기 중 바람 빠진 공을 사용했다는 '디플레이트 게이트' 논란을 빚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쿼터백 톰 브래디(39)는 관중들의 야유에 머쓱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 리바이스 스타디움 '만석'…테러 대비 '철통경계'

제50회 슈퍼볼이 열린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샌프란시스코 49er(포티나이너스) 홈구장으로 지난 2014년 개장했다. 이 스타디움은 최대 7만5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구장 측은 경기 도중 전광판을 통해 "1∼4층까지 관중들로 만석이 됐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구체적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구장의 최대 인원을 꽉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볼을 관람하려는 풋볼 팬들은 경기 시작 전인 오후 1시30분부터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팬들은 구장 곳곳에서 짝을 지어 응원팀 저지(유니폼)을 입고 응원전을 펼쳤다.

구장 측은 경기장 내 안전과 혼잡을 피하기 위해 풋볼 경기의 '별미'인 테일게이트 파티(경기 중 주차장에 대놓은 차에서 바비큐와 맥주를 마시는 것)를 금지했다.

이에 경기장 내 곳곳에 문을 연 맥주와 닭날개·피자·핫도그 등을 파는 간이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맥주와 닭날개는 경기가 끝나기 전 이미 동이 났다고 구장 측 관계자는 전했다.

경기장 안팎에서는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중무장한 차량과 경찰이 배치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헬기들이 교대로 경기장 상공을 돌며 감시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스타디움 반경 1㎞가량 차량통제선이 설정됐으며, 경기가 끝난 뒤에는 도로 곳곳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이 이어졌다.

리바이스 스타디움이 주차난이 심하기로 소문이 난 탓인지 관중들도 차량을 숙소에 놔둔 채 경기장까지 걸어서 입장해 경기 후 극심한 교통혼잡은 찾아볼 수 없었다.

◇ 슈퍼볼의 '백미' 하프타임 쇼 흥미진진

슈퍼볼의 또 다른 볼거리인 하프타임 쇼에서는 영국의 세계적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헤드라이너(쇼의 주인공)로 나왔으며, 단골 게스트인 브루노 마스와 비욘세도 동반 출연했다.

콜드플레이는 '비바 라 비다'를 시작으로 '파라다이스', '어드벤처 오브 어 라이프타임' 등을 열창했다.

이어 브루노 마스가 히트곡 '업타운 펑크'를, 비욘세는 팬서스 팀의 엔드존에서 현란한 춤과 함께 신곡 '포메이션'을 불렀다.

전광판에서는 역대 하프타임 쇼에 출연했던 가수들의 열창 모습이 이어졌다. 관중들은 1993년 슈퍼볼에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빌리진'을 부르는 모습이 나오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앞서 식전 행사에서는 레이디 가가가 미국 국가를 열창했으며, 곡이 끝나자마자 6대의 전투기 편대가 경기장을 가로지르며 축하 세리모니를 진행했다.

양팀 선수들의 출정식에서 덴버는 상징인 조랑말을 앞세웠으며, 캐롤라이나는 쿼터백 캠 뉴턴의 오랜 친구인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가드로서 작년 NBA MVP인 스테판 커리가 북을 직접 쳐 눈길을 모았다.

◇ "슈퍼볼은 '머니 게임'"…돈 있어야 즐길 수 있어

슈퍼볼은 '자본의 논리'가 철저하게 배어 있는 스포츠 행사라는 비판도 적지않다.

우선 경기장 입장권 가격부터 상상을 초월한다. 중산층 이상이 아니면 슈퍼볼 경기를 직접 가서 보는 것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번 슈퍼볼 50회 입장권 평균가격은 4천957달러(약 603만 원)로 집계됐다. 실제로 구장 1층부터 4층까지 입장권 가격이 모두 다르다.

경기를 관람하기 가장 좋은 경기장 내 50야드 인근 좌석은 무려 2만500달러(2천495만 원)에 달한다. '로얄석'으로 불리는 경기장 내부 최고 스위트룸을 빌리려면 50만 달러(6억850만 원)를 내야 한다.

슈퍼볼 당일 입장권 암표 가격은 1장당 1만5천 달러(1천800만 원) 이상을 호가했다는 후문이다.

경기장 주변 숙박료도 천정부지였다. 평소 1박에 150달러(18만 원)하는 모텔들이 슈퍼볼 기간에 평균 350달러(42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리바이스 스타디움 인근 4성급 호텔인 힐튼 샌타클라라 호텔의 숙박료는 2주 전 287달러(34만 3천700원)에서 무려 7배나 오른 1천999달러(239만 3천800원)로 치솟았다.

경기장 내 간이매점에서 맥주 1컵(330CC)에 13달러(1만5천 원), 콜라 1컵(400CC)에 10달러(1만2천 원)에 파는 '바가지 상혼'도 기승을 부렸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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