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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중국은 왜 한국 사드 배치에 반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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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는 7일 한미 양국의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 공식화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신중하게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미국이 줄곧 사드의 한국내 배치를 희망해 왔으며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가 명분을 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향신문

미국의 사드(자료:바이두닷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중국의 한반도 미사일방어 문제에 대한 입장은 한결같고, 명확하다”며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때에는 다른 국가의 안전이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유관 국가가 만약 미사일방어시스템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조치를 추진한다면 한반도 상황을 자극해 긴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게 되고 이는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데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각국이 현재의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유관 국가가 이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국내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신년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 검토 발언을 한 이후 지속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중심으로 중국이 한국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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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략 미사일 부대(자료:바이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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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중국의 동북부 지역에 배치된 전략적 미사일의 위력이 절감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중국의 최첨단 둥펑(東風)-31 미사일은 중국의 동북이나 화북지역에 배치하는 게 적절하다. 그러나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이 둥펑-31을 발사할 때 한국에 배치된 사드의 레이더 시스템 AN/TPY-2가 이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미가 사드와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로 합동작전을 펴면 주한 미군의 미사일 방어 반경은 10배로 확장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이는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능력이 대폭 제고되는 것을 뜻한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대응을 핑계로 자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아·태지역에 배치함으로써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깨트리고 미사일 군비 경쟁을 일으키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미는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레이저 탐지거리가 600km로 축소된 사드를 도입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왕야난 중국 항공지식 부편집장은 “레이더 탐지거리의 길고 짧음을 떠나 사드의 한국 배치는 중국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계속해서 중국 주변에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가 배치되는 것을 반대해 왔으며 이는 중국 미사일의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지역의 균형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정적인 부분은 사드 체계가 한국에 배치되고 나면 향후 업그레이드 혹은 개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레이더 탐지거리는 사실상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국은 가장 먼저 동아시아에 군사설비를 증파하려 했으며 이는 아시아로의 회귀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사드 배치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방어 범위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군사 위협은 북한에 효능이 없을뿐 아니라 북한을 더욱 자극해국면을 더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사드 배치는 북한 방어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우려를 사고 있으며 미국이 북한을 핑계로 전략적 이익을 취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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