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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불황의 역설? 고가 설 선물 인기 '高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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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비롯 각종 온라인쇼핑몰이 지난달부터 일제히 설 선물세트 판매에 들어갔습니다. 설 선물세트 시장에서는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엿볼 수 있는데요. 장기 불황 속에 주머니가 가벼워진 서민들을 위한 '실속형' 상품과 고급소비층의 눈높이에 맞춘 '프리미엄' 상품을 동시에 출시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세계일보

#. 주부 김모(44)씨는 시댁에 설 선물로 어떤 걸 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다. 저가 실속형을 하자니 없어 보일 듯 하고, 고가 프리미엄 상품을 고르자니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 김씨는 "지속된 불황에 주머니가 얇아졌지만, 그래도 명절이라 30만원 상당의 한우 선물세트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을 모르는 불황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소비자들은 고가의 설 선물세트를 선호했다. 10명 중 7명은 설 선물을 온라인몰에서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불황에도 소비자들은 고가의 설 선물세트 선호

국내 대표 온라인마켓플레이스 옥션이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총 1252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설 선물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선물’을 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 결과 ‘2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선물’을 하겠다는 답변이 38%로 1위를 차지했고 ‘1만~5만원 이하 가격 대비 성능(이하 가성비) 높은 선물’을 하겠다는 답변이 31%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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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높은 선물을 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전년대비 14%나 늘었고, 설 선물 예상 지출금액 평균 또한 16만8000원으로 지난해(17만원)에 비해 다소 줄었다.

2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을 하겠다는 답변 역시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 설 선물만큼은 여전히 고가 선물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10명 중 7명, "온라인몰에서 설 선물 구입하겠다"

프리미엄 선물의 선호가 증가한 것은 옥션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갤러리아 △대구백화점 △홈플러스 등 6개사 대형 유통업체들의 상품이 입점되면서 상품 구색을 대폭 늘린 영향도 있다. 옥션에서 1월 한달간 20만원 이상 고가선물세트 판매량은 21%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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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선물의 인기 추세는 이번 설에도 계속됐다. 특히 양말이나 속옷 등 저렴한 실속 세트가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양말선물세트와 속옷선물세트 판매가 각각 120%, 180% 이상 늘었다.

◆자나 깨나 언제나 '현금'이 진리

선물 아이템에 관련된 조사에서는 ‘상품권·현금’이 주고 싶은 선물(27%), 받고 싶은 선물(53%)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주고 싶은 선물 2위와 3위는 ‘건강기능식품(26%)’과 ’생활용품세트(11%)’로 조사됐으며 받고 싶은 선물은 ‘한우 및 굴비 세트’와 ‘트렌드 상품(패션·IT)’이 각각 11%를 기록하며 공동 2위, ‘건강기능식품(9%)’이 3위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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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 구매 경로는 ‘온라인몰에서 사겠다’는 응답자가 74%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마트(13%) △백화점(6%) △전통시장(3%) △홈쇼핑(2%) 순이었다.

옥션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가성비 높은 선물 선호 경향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픈마켓에서 백화점 선물세트 등 고가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하면서 프리미엄 선물의 구매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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