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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고향 대신 외국 가요"…인천공항 사상 최대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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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 닷새에 11·12일 연차 내기까지…'힐링·효도여행'

인천공항 심야버스·공항버스 늘리기로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주부 박원영(60·여)씨는 결혼 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설 연휴에 시댁 대신 외국으로 간다.

그동안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떠날 기회가 없었던 박씨는 올해 환갑을 맞은데다 닷새간의 긴 연휴 덕분에 남편과 동남아로 떠나기로 했다.

명절에는 한 번도 시댁 방문을 빠뜨린 적이 없었던 박씨로서는 어렵사리 내린 결정이었다. 다행히 시어머니를 비롯한 시댁 가족이 흔쾌히 박씨 부부의 해외여행을 받아들였다.

그는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리다보니 표를 구하느라 애를 먹어 평소보다 훨씬 비싼 값에 여행을 가게 됐다"며 "그래도 전혀 아깝지 않고 설레기만 한다. 시댁에 죄송스러운 만큼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가족들 선물도 사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노민영(36·여)씨도 설 연휴를 맞아 외국여행을 떠난다.

노씨는 "먼저 결혼한 주변 친구들을 보니 기혼자에게 명절은 쉬는 날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결혼 전 마지막 연휴를 만끽하기 위해 부모님과 약혼자의 양해를 얻어 태국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힐링'을 꿈꾸며 해외로 향한다.

정보기술(IT) 관련 업체에 다니는 김모(38)씨는 총각인 친구들끼리 일본으로 온천 여행을 간다. 무거운 몸을 푸는 재충전 여행이라고 한다. 그는 "연휴 둘째 날인 7일 출국해 마지막 날인 10일까지 3박4일을 꽉 채워 쉴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효연(27·여)씨도 친한 회사 후배와 일본행을 결심했다. 김씨는 "휴가철이 아닐 때 연차를 쓰기 어려운 분위기라 일찌감치 항공권을 샀다"며 "연휴 마지막날까지 꽉 채워 식도락을 마음껏 즐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효도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 대기업에 입사한 최모(32)씨는 "3년 동안 취업이 안 돼 부모님께 걱정을 많이 끼쳐 드린 것을 만회하려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면서 "그동안 모은 월급을 털어 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일본 온천에서 푹 쉬다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설에는 명절을 맞아 고향 대신 외국여행을 택하는 이들이 유난히 많다.

'빨간날'이 닷새나 이어지고, 11일과 12일까지 연차를 내면 무려 9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이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사상 최대 인파가 몰린다.

6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하루 인천공항을 통해 우리나라를 떠나는 여행객은 9만8천389명이다. 이는 출발 여객 기준으로 최대였던 지난달 17일 9만1천291명을 훌쩍 넘는 수치다.

설 연휴 해외 여행객의 귀국이 몰리는 10일에는 도착 여객수 예상치가 사상 최대다. 무려 10만2천149명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다.

연휴 하루 전인 5일부터 마지막 10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전체 여행객은 104만명에 이른다. 하루평균 17만3천766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것으로, 역대 동·하계, 명절 성수기 가운데 가장 많다.

공항공사는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공항에서 출발하는 심야버스 운행을 늘리기로 했다. 연휴 기간 공항철도도 서울역 출발 첫차와 인천공항 출발 막차가 각각 1편씩 증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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