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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Oh!쎈 초점]외국인 투수 득세, 토종 선발투수 경쟁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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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갈수록 좁아지는 토종 에이스들의 입지
특급 외인 투수 가세에 반격할 수 있나


[OSEN=이상학 기자] 갈수록 좁아지는 토종 에이스들의 설자리, 올해는 어떻게 될까.

지난해 KBO리그는 역대 시즌을 통틀어 규정이닝 토종 투수가 가장 적은 시즌이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0명 중 외국인 투수가 13명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규정이닝의 토종 투수는 윤성환(삼성) 유희관(두산) 양현종(KIA) 김광현(SK) 차우찬(삼성) 장원준(두산) 우규민(LG) 등 7명에 불과했다.

팀별로 봐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과 두산이 2명씩 배출했을 뿐 5강에 오른 NC·넥센은 물론 한화·롯데·kt까지 절반의 팀에서 토종 규정이닝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 팀들이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나는 단적인 기록. 외국인 투수가 없으면 선발진 구성도 어렵다.

올 시즌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각 구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끌어줄 수 있는 수준급 외국인 투수 영입에 집중했다. 한화는 에스밀 로저스를 역대 최고액 190만 달러에 잔류시켰고, NC와 롯데도 지난해 팀을 이끈 외국인 원투펀치들과 재계약을 맺었다.

다른 팀들도 외국인 투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KIA는 로저스에 대항할만한 거물급 투수 헥터 노에시를 170만 달러에 영입한 뒤 프리미어12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한 지크 스프루일도 70만 달러에 잡았다. kt 역시 지난해 2명으로 운용한 외국인 투수 인원을 3명으로 늘려 비중을 높였다.

이처럼 특급 외국인 투수들의 공습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토종 투수들의 위상도 점점 낮아져간다. 어쩌면 지난해보다도 더 악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삼성은 윤성환이 불법도박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이에 따른 여파로 차우찬의 마무리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

KBO리그 대다수 팀들이 5인 선발을 구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선발보다 구원 비중이 높아진 불펜 야구가 성공을 거둔 뒤로 더욱 심해졌다.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들이 선발로 장기간 육성되지 않고 단기간 즉시 활용 가능한 구원으로 중용되며 선발 자원들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은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KIA 윤석민, 넥센 조상우, LG 봉중근 등 구원에서 선발로 전환하는 투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선발 전환이 성공할 경우 향후 리그의 트렌드를 바꿀 수 있다. 외국인 투수 공습에 맞서 토종 선발들이 기를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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