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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구태정치, 내외 비판에 밀려 막판 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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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 그리스가 20일 정부 구성에 합의한 데는 자칫 3차 총선을 치르면 파국을 맞는다는 위기감이 그리스 국민에 팽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제1당인 신민당이 정부 구성에 실패했다면 그리스는 헌법에 따라 제2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정부 구성권을 받고, 시리자마저 성사하지 못하면 3당인 사회당이 떠맡는다.

시리자는 앞서 "강력한 야당이 돼 주요 사안에 정부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막겠다"고 공언했다. 정부 구성을 하기보다 야당 역할을 하는데 만족한 듯한 인상을 줬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역사와 국민은 여당이 옳은지, 우리 야당이 옳은지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자는 '범좌파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같은 좌파인 민주좌파와 공산당은 시리자에 등을 돌린지 오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시리자가 정부 구성에 성공할 가능성은 신민당보다 낮은 상황이다.

지난달 1차 총선 직후 신민당과 한 연립정부 협상을 하다 깨진 사회당도 역량이 모자라기는 마찬가지다.

사회당은 의회 300석 중 33석을 차지한 소수당으로 연정을 성사시키기에 중량감이 없다. 게다가 2008년 총선거에서 지지율 43%를 차지했다가 이번에는 12.3% 지지율로 '추락'한 상태다.

물론, 그리스는 헌법에 따라 3차 총선을 치를 수 있다.

하지만, 3차 총선을 치른 다음에 정부가 구성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때까지 시간도 부족하다.

'책임 있는 정부'와 협상하겠다는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는 구제금융 지원분인 유로화 공급을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화 공급이 중단되고 국가 재정의 바닥이 보이면, 그리스의 거대 조직인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급여 지급이 끊기고 원유와 가스, 발전 등 에너지 무역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다.

트로이카가 그리스가 무너지는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관하지 않겠지만, 가능성에 국운을 걸고 도박을 할 국민과 정치인은 없다는 게 그리스 자체의 판단이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는 옛 통화인 드라크마화를 찍어낼 시간도 없이 경제가 무너지고 외국에서 고립된다.

자칫 그리스는 시리자가 공약한 '구제금융 재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쫓겨날 위기를 맞는다.

그리스 국민과 정치인, 언론 등이 걱정하는 '파국'은 이런 상황을 뜻하는 만큼 정치인들이 쫓기듯 정부 구성에 합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20일 자 사설에서 "당리당략에 따라 정치인들이 정부 구성을 지체하는 것은 그리스가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증거"라고 비꼬면서 "어떤 정치인이든 새 정부의 실패가 자신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는 국익을 해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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