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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다나의원 '물장사'만 했는데도 보건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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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제3자가 사무장병원 형태로 운영 가능
-다이어트, 피부미용… '물장사'로 유명
-보수교육? 자격검증 아닌 재교육 과정
-심평원, 보건소가 막을 수 있었던 사고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C형 간염 집단 감염사태, 저희 뉴스쇼에서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했었는데요. 점점 새로운 전모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원장이 뇌 문제로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이 병원이 제대로 관리, 운영되지 않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주사기 재사용도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겁니다.

보건당국은 뒤늦게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에 나서겠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의료계의 입장 직접 들어보죠. 현직 의사세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정형준 정책국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국장님, 안녕하세요.

◆ 정형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다나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C형간염에 걸린 환자, 지금 몇 명까지 늘었습니까?

◆ 정형준> 지금 76명까지 발견된 걸로 되어 있는데요.

◇ 김현정> 아직도 전체적인 환자 검사가 다 끝난 게 아니죠?

◆ 정형준> 네. 전체에서 지금 한 30%, 40%까지 검사가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고. 지금 다 추적하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주사기 재사용을 통해서 전염이 됐다는 건데요. 왜 그랬나 보니까 여기 의사가 몇 년 전부터 뇌 장애, 이른바 중풍을 앓았다더라는 겁니다. 이 말인 즉슨 '원장이 병원 관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병원이 굴러갔다, 의사 없이 운영이 됐다' 이런 의미로 해석하면 되는 겁니까?

◆ 정형준> 네. 그런데 한 가지 측면은 일단 장애가 있다고 해서 진료를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분께서는 지금 제대로 판단을 못하신 걸로 보이는 거고요. 있을 수도 없는 어처구니 없이 주사기나 주사바늘을 재활용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병원관리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진료를 한 부분은 드러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분이 의사 가운 입고 진료소에서 진료를 보기는 본 건가요?

◆ 정형준> 지금 여러 가지 정황을, 갔던 환자들 확인한 걸 보면 이분이 직접 진료도 하고 주사까지도 직접 놔준 걸로 되어 있습니다. 손을 떨면서 놔줬다는 이야기들도 지금 나오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세요? 현직 의사로서?

◆ 정형준> 저는 전혀 이해가 안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부분은 당연히 조사를 해야 하는데, 본인의 부인 그리고 혹은 제3자 누군가가 사실상 병원을 운영하고 이분은 저희가 흔히 이야기하는 사무장 병원이라고 하는 병원 형태가 의심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아주 영리적인 형태인데요. 병원을 돈벌이로만 사용을 하려고 의사는 면허권만 가지고 돈을 주고 대여를 해서 운영하는 병원의 형태를 이야기하는 건데요.

◇ 김현정> 사실은 병원이라는 곳은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만 소유할 수가 있는데. 사무장, 의사면허가 없는 사무장이 의사를 불법적으로 고용해서 실질적으로는 그 의사가 원장이지만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주인은 사무장이 되는 이런 병원이 사무장 병원인 거죠?

◆ 정형준>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형태가 아니라 상당히 영리적인 형태로 경영을 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식일까요?

◆ 정형준> 대표적으로 이 의원은 수액치료를 중심으로 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거는 이제 저희 의료계에서는 흔히 의사들 사이에서 '물장사'라고 불립니다.

◇ 김현정> 물장사요? 그게 뭡니까?

◆ 정형준> 쉽게 얘기하면 그냥 수액 달아주면서 환자들한테 비타민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어떤 제재를 적절하게 혼합해서 건강상 약간의 증진효과만 느껴지는 것들, 아니면 피부미용 같은 것들을 하는 의료의 형태를 계속 해오신 분으로 돼 있고요. 그것만 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의원은요.

◇ 김현정> 그러니까 병원하면 아픈 사람이 치료받으러 가는 곳이라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을 하는데, 이곳에서는 피부미용용 수액주사, 피로회복용 수액주사, 이런 것만 쭉 놓은 것으로 되어 있다는 말씀이세요?

◆ 정형준> 좀 더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보면 비만치료제를 수액치료로 해서 이름을 좀 날리신 것으로 되어있고요. 그리고 예약제로 주로 치료를 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노컷뉴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 스마트이미지 제공)


◇ 김현정> 지금 문제는 이 의원의 병원장이 전혀 사리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그것을 인지할 수 있는 어떤 상황이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서 보건복지부에서 의사들 모아놓고 교육을 한다든지. 뭔가 이것을 인지할 수 있는 이런 감지시스템은 전혀 없었습니까?

◆ 정형준> 네. 원래 감시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은 저희가 의사 면허를 갱신하는 부분인, 등록갱신이라는 게 하나가 있고요. 또 3년마다 보수교육이라고 하는게 있는데요, 말은 보수교육인데 학회나 이런 데 가서 평점을 받는 게 있습니다. 지금은 가면 대부분은 최근의 의료 정보나 교과서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내용들을 공부하는 곳이죠.

◇ 김현정> 공부하러 가는 곳이요? 일종의 세미나처럼?

◆ 정형준> 예. 맞습니다. 세미나이고 교수님이나 이런 분들이 강의를 하시는 그런 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문제를 감지해야 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 정형준> 한국은 건강보험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건강보험공단에서 그런 걸 심사하고 위탁하는 심사평가원이 있어서 다 이거를 알게 됩니다.

◇ 김현정> 의사가 중풍 걸린 상태에서 사리판단이 안 된 채 주사기를 재활용됐는지 안 됐는지 어떻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알 수가 있죠?

◆ 정형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하는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특정 의원에서 어떤 식의 진료행태와 어떤 진료 패턴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의원들이 주사제 치료를 한 20% 정도 한다면, 다나의원은 99%를 주사제로만 청구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정상적으로 보통 병원은 아니었다는 의미예요.

◆ 정형준> 예. 그렇게 되면 대부분 정상적인 해외의 심사평가를 하는 곳들은 다 파악을 해서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 김현정> 뭔가 시그널을 거기서부터 얻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좀 희한하네?'하고 들여다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말씀이세요.

◆ 정형준> 네. 99%를 수액치료를 하고 주사제 치료를 하는 병의원이라면 당연히 저는 한 번 정도는 나와봐야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또 1차적으로 동네에 다 보건소 있지 않습니까? 이 보건소에서 다나의원 운영실태를 전혀 몰랐을까요?

◆ 정형준> 보건소에서 다나의원 운영실태를 모른다는 것도 저는 사실은 보건소의 직무태만이라고 생각하는데.

◇ 김현정>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거 맞죠, 보건소가?

◆ 정형준> 네. 보건소에서 관리감독 권한이 있고 그리고 또 보건소가 관리감독하는 의원이 면허나 이런 것들을 가지고 고발하거나 그렇게 해서 멈출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단적으로 보건소가 지역에 있는 병의원들의 마약성 약물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갖고 있고요. 병의원들이 마약성 그런 약품들, 입원환자라든가. 여기도 지금 마약성 약품들을 그 원장이 직접 관리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 부분은 보건소가 또 직접 같이 확인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보건소에서 그 병원에 마약류 관리하러 나갔었으면 그 의사를 대면한 사람이 있었을 거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모니터링을 했었어야 되는 건데, 그게 생략이 됐다는 게 참 희한한 일이네요.

◆ 정형준> 보건소가 이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요즘에 사람이 없어서 다 감독을 할 수 없고, 관할 의원이 500개, 700개라고 하는데. 500개에서 700개라도 심평원이 갖고 있는 자료나 그런 것들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특정 병의원들은 따로 또 평가할 수 있는 것이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정형준> 그리고 매일 가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1년에 한두 번 가서 어떤 진료 하고 계시고, 잘 진료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대안을 찾아야겠습니다. 하여튼 이번 사건은 좀 충격적이고 의료인들은 하나같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렇다면 어디에서부터 손을 봐야 어디서부터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 정형준> 저는 제일 중요한 부분은 이제 지금 정부 당국들이 지금 본인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같은데 사실 이런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 본인들이 갖고 있는 권한 그리고 감시기능 같은 것들을 충분히 활용을 해야 되고요. 그런데 사실은 그런 것에 관심 없고 본인들의 사업에만 관심 있는 행태도 좀 문제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고 가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정형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정형준 정책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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