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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국 92세 최고령 환경미화원 "10년은 더 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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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헤이젤 잉그램(92·여)은 매일 오후 5시30분 뉴욕 맨해튼 중심가의 매디슨 애비뉴의 사무용 빌딩으로 출근한다.

사무실 환경미화원인 그는 오피스를 걸어다니며 쓰레기통을 비우고 먼지를 털고 일주일에 한 번씩 진공청소기를 돌린다.

그는 기라성같은 기업들이 즐비한 맨해튼 미드타운의 고층건물을 '남몰래' 청소하는 수천 명의 노동자 가운데 한 명이다.

하지만, 그가 특별한 것은 이 건물에서 무려 60여 년간 같은 일을 해왔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92세로 미국 내 최고령 건물 환경미화원이자, 노동조합 활동가인 잉그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왜소한 체격의 잉그램은 자녀 6명과 손주 19명, 그리고 일일이 세기도 힘들만큼 많은 증손과 고손이 있는 할머니다.

남부 조지아 주 출신 그는 1950년대부터 건물 청소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흑인은 청소하는 건물의 직원들에게 말을 거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을 정도로 억압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했기에 잉그램은 어떤 수모에도 꾹 참고 일했다.

그는 1956년에는 북미서비스노동조합연맹(SEIU)에 가입했다. 그런 배경의 영향으로 그는 최근까지도 각종 노동 현안이 불거지면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잉그램은 노사간 갈등 중재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노조 간부이기도 하다.

잉그램이 청소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이렇다. "언제 은퇴하느냐"이다. 잉그램은 이 질문을 30여 년 전부터 들어왔다.

하지만, 잉그램은 체력이 허락한다면 10년은 더 일할 각오다.

gija0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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