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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수출 전략 바꾸는 일본 “단가 낮춰 경쟁력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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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출물가 5.1%나 떨어져…한국, 시장 확대 등 대책 필요

엔저현상에도 수출가격 인하에 소극적이던 일본의 수출 전략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들어 일본의 수출물가 하락폭이 커지고, 개선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연구개발비 투자 및 자유무역협정에도 의지를 보이는 등 보다 공격적인 수출 전략에 나서고 있어 한국도 대비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29일 한국은행의 ‘일본 수출가격 변화의 파급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12년말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 매년 1%대 하락에 그쳤던 일본의 수출물가는 올 1~9월 들어 5.1%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

아베노믹스 이후 엔저현상이 본격화됐지만 일본의 수출물량은 2012, 2013년 각각 4.8%, 1.5% 하락했고, 2014년 들어 0.6%, 올해 1~9월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본이 환율 변동폭만큼 수출단가를 낮추지 않았던 데다, 세계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다른 경쟁국들의 수출가격도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본이 2차 양적완화 조치를 실시한 지난해 11월부터 올 9월까지 엔·달러 환율이 11.4% 오르는 동안에도 수출물가는 6.1% 내리는 데 그쳤다. 일본 기업들이 곧바로 가격을 내리기보다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엔저 지속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해 수출가격에 환율을 다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해외생산 비율이 높아지고, 가격 영향을 덜 받는 고부가가치화가 진전된 것도 일본의 수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지 않은 요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품질은 물론 가격면에서 일본의 수출경쟁력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일본 수출물가의 하락폭 확대에서 보듯 엔화약세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들은 수출 단가를 더 낮출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일본의 연구개발비 투자도 2013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는 제조업 연구개발비가 전년 대비 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그동안 자유무역협정에 소극적이었던 일본이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변한 것도 주시해야 할 점이다.

이재원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한국은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아 일본의 수출가격 인하 영향이 예상보다 클 수 있으므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수출시장 확대 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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