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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취재파일] 北 SLBM 4~5년 내 완성…빈약한 대응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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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28일) 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즉 SLBM 실험을 했습니다. 11월 중순부터 SLBM 수직 발사대가 장착된 신형 잠수함 신포급을 동해로 종종 출항시키더니 끝내 1발을 쐈습니다.

미사일은 포착되지 않고 수면 위로 미사일 보호 덮개 파편만 식별돼서 이번 시험 발사는 실패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현재 공개된 팩트들로는 성패를 명확하게 가를 수 없습니다. 미사일을 잠수함에서 튕겨 내보내는 실험만 했다면 어제처럼 바다 위에서는 미사일의 비행이 포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2017년 전력화를 목표로 SLBM 발사가 가능한 신포급을 부단하게 시운전하고 있고, 탑재할 탄도 미사일도 4~5년 뒤를 보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겁니다. 신포급은 잠항 능력이 제한적인 디젤 잠수함이지만 SLBM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신포급 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북한의 낡은 로미오급들이 지난 8월말 일제히 사라졌을 때 우리 군이 공황 상태에 빠졌듯이 북한의 잠수함은 위력적인데다 우리 군의 방어수단은 마땅치 않습니다.

● 北 4~5년 뒤 SLBM과 2년 뒤 신포급 개발 완료

지난 5월 초 공개된 북한의 SLBM은 이름하여 북극성-1입니다. 한미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을 명명하는 KN 방식으로는 KN-11입니다. 북극성은 러시아의 SLBM인 R-27을 토대로 개발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R-27은 러시아에서 60년대 말 전력화된 SLBM으로 사거리는 2,400km에 이릅니다.

북한은 R-27을 러시아로부터 여러 발 확보해서 이를 토대로 먼저 무수단 미사일을 개발했습니다. 이어서 SLBM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북극성은 R-27과 마찬가지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데 지난 5월 공개된 대로 뚜렷한 화염과 함께 갈색 가스를 분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체연료를 사용했다면 갈색이 아니라 흰색 가스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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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북극성의 탄두에 핵을 담을 계획입니다. 군 당국은 북극성 최종 개발에 4~5년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잠수함에 장착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작은 미사일에 핵 탄두를 얹을 정도로 북한의 탄두 소형화 기술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탄두 소형화를 위해서는 앞으도 핵 실험을 2~3회 더 해야 합니다. 북한이 앞으로 핵 실험을 한다면 목적은 탄두 소형화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북한의 핵 실험을 막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북극성을 발사할 신포급 잠수함은 2017년쯤 실전 배치된다는 것이 군의 판단입니다. 2년도 채 안 남았습니다. 수직 발사관을 1개 장착한 잠수함입니다. 1발만 쏠 수 있어서 실패 없이 ‘원 샷 원 킬’해야 하지만 그 1발이 핵 미사일이라면 맞는 쪽에서는 재앙입니다.

● 잠수함을 잡는 것은 잠수함

북한이 SLBM을 전력화하면 신포급이 수천 km를 잠항해서 이동한 뒤 2,000km 이상 날아가는 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잠수함의 잠항 거리를 늘리면 미국도 타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SLBM을 확보하려 들 것입니다. 앞으로 숱하게 SLBM 시험 발사도 할테고 어떻게든 핵 실험도 시도할 것입니다.

신포급이 아니더라도 잠수함은 골치 아픈 무기 체계입니다. 최신 정찰위성, 이지스 구축함, 엑스 밴드 레이더도 잠수함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눈 뜬 장님입니다. 잠수함을 탐지, 추적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잠수함으로 잠수함을 잡는 것입니다. 공공연한 비밀인데 미국은 원자력 잠수함을 러시아의 잠수함 기지 근처에 상시 대기시켜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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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동해 신포 같은 북한 잠수함 기지 앞에 잠수함을 보내 감시하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디젤 잠수함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 충전을 위해 며칠에 한번씩 부상해서 공기를 공급받아야 합니다.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 상시 감시를 위해서는 원자력 잠수함이 필요하지만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미 해군이 종종 북한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보내기야 하겠지만 일시적인 작전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 해군도 원자력 잠수함을 가져야 합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으로 20% 미만이긴 하지만 우라늄 농축도 가능해졌습니다.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이면 그럭저럭 원자력 잠수함의 원자로 연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SLBM 위협도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주변국을 설득할 수 있는 확실한 명분입니다.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추진할 때가 왔습니다.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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