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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날씨를 알면 매출이 보인다…"활용가치 6조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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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보고서…"날씨 경영이 효율성 높여"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서울 서초구의 한 프렌차이즈 베이커리 매장은 여름철 기온이 섭씨 27도를 넘어서면 샌드위치의 공급을 늘리고 피자빵의 양은 줄인다.

이는 본사에서 받은 날씨판매지수 정보에 따라 판단한 결정이다. 이 베어커리의 본사는 최근 5년간 전국 지점의 기상관측자료와 점포별 상품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지수를 만들었다.

매장으로서는 이 정보 덕분에 재고를 줄이면서 매출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경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날씨 경영'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29일 '날씨 경영의 이해와 발전 가능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사회시스템 및 산업구조가 변하고 이에 따른 호황과 불황을 맞는 산업이 생기는 등 기상정보를 활용한 날씨 경영은 향후 전망이 매우 밝은 분야"라고 밝혔다.

날씨 경영은 기상 정보를 활용해 날씨에 따라 변하는 고객의 행동 패턴과 심리 등을 분석해 기업 경영에 접목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빅데이터가 널리 활용되면서 날씨 경영 기법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코카콜라는 상품 수요가 급변하는 시점 온도인 '상품별 임계 온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임계 온도보다 기온이 높을 때는 표준가격보다 가격을 높이고 낮은 온도에서는 가격을 낮추는 가격 연동 프로모션 자판기를 개발했다.

보고서는 특히 야외 활동이 필요한 레저나 관광업 분야에서 이 같은 날씨 경영이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놀이공원은 눈이나 비가 예보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장요금 할인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비나 눈이 오더라도 꾸준히 고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비수기 때보다 10% 더 많은 입장객을 유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기상기구(WMO) 보고서에 따르면 날씨 정보의 활용가치는 연간 3조5천억~6조5천억원에 달하며 기상에 대한 투자를 통해 투자액의 10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 여러 선진국에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한 날씨 경영, 날씨 빅데이터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예산을 투자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빅데이터 기상정보는 개인정보를 크게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활용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빅데이터 정보는 일반적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부딪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기상정보를 활용해 부가가치 창출을 도모하는 날씨 경영은 빅데이터 활용 인프라 확대는 물론 그에 수반한 고용 창출과 창조경제 활용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제조업의 경우 생산 공장 및 부품 조달 등 전 단계에서 날씨정보를 활용해 경영 전반의 효율성을 배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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