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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6년만에 새 CEO LG유플러스, 말 많은 다단계 포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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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LG유플러스가 6년만에 새 최고경영자(CEO)를 맞이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권영수 부회장을 새 CEO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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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부회장의 6년 시대를 마감하고 권 부회장을 새 CEO로 맞이한 LG유플러스는 상당한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이 전 부회장이 공격적인 LTE 망 투자와 영업전략으로 재임 기간 무선시장 가입자 점유율을 5%포인트 끌어올리며 LG유플러스에게 제2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줬다면, 권 신임 부회장은 내실을 다지며 미래 5G 투자에 기반을 닦을 전망이다. 이날 이사회 직후 발표한 조직 개편과 임원 보직 변경은 그 신호탄이다.

업계에서는 우선 영업 전략의 변화를 점쳤다. 그간 양적 성장에 치중한 나며지, 다단계 판매나 일선 영업점의 일부 불완전 판매를 묵인하며 브랜드 이미지에서 손해를 감수했다면, 앞으로는 가입자의 질을 끌어올리는데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이라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권 부회장은 LG에서 다년간 재무 전문가로 활약했던 인물”이라며 “LG유플러스가 그동안 양적 성장을 통해 통신 사업에서 본질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앞으로는 내실을 다지는 경영에 보다 힘을 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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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확보 우선이라는 이 전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에서 벗어나, 실속있는 가입자 모집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의미다. 또 권 부회장이 LG그룹의 정통 경영인으로, 그룹 이미지 관리에도 관심이 높다는 것도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LG그룹이라는 대기업 이름에 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다단계’ 정책을 과감이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

이 같은 LG유플러스와 권 부회장의 내실 경영은 약 2~3년 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5G 투자의 믿거름이기도 하다. 3G 시대 주파수와 소극적인 망 투자 문제로 후발 주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LTE 시대가 열림과 동시에 공격적인 설비 투자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던 경험을 5G 시대에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는 권 부회장이 최고 경영자로 있었던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의 2차 전지 사업 흐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CEO 시절 대만 및 일본, 삼성전자와 싸움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애플을 주 고객으로 끌어들이며 디스플레이 업계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 사이 대만과 일본 업체들은 시장 주도권을 뺏기며 상당수 기업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차 전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SDI와 일본계 기업들이 미래 전기 자동차 시장을 놓고 패권을 다투기 시작하던 시점 LG화학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권 부회장은 공격적인 투자와 영업 끝에 르노와 GM, 포드, 볼보, 그리고 현대기아차 등에 베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그룹 내에서 ‘권 대리’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꼼꼼하고 신중한 일 처리를 자랑하지만, 일단 기회를 확인하면 투자에서는 오너 못지 않은 큰 손의 힘을 보여주는 그의 스타일이 잘 드러난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LTE 무선망, 그리고 유선에서 하드웨어 인프라를 지난 6년간 튼튼하게 완성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가입자 포화 상태에 이른 현 통신시장에서 홈 네트워크와 사물인터넷 같은 새로운 기회를 찾고, 또 이를 위해 5G 망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작업이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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