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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올랑드 만난 푸틴 “온건 시리아 반군은 공습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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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긴급 정상회담

여객기·파리 테러 … IS는 공동의 적

러시아, IS만 폭격하기로 합의

푸틴 “미, Su-24기 정보 터키에 줘”

알아사드 거취에는 여전히 이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미국·프랑스 등이 주도하는 연합군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6일 저녁(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가장 역점을 뒀다”며 “(지난달) 러시아 여객기 추락과 파리 테러에 책임 있는 자들을 찾아내 징벌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는 공통의 목표인 테러리스트, 특히 IS와의 전쟁을 위해 러시아와 함께하길 원한다”고 답했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최근 IS 테러를 겪어 ‘동병상련’의 입장이다. 지난 13일 IS가 저지른 프랑스 파리 폭탄 테러로 130명이 숨졌다. 앞서 지난달 31일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224명이 사망한 뒤 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 주장했다. 두 사건 모두 배후에 IS가 있어 양국이 손잡고 공조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온건파 시리아 반군은 공습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프랑스 측이 “공중 폭격의 목표를 IS로 국한하자”고 요청해 러시아 측이 수용했다.

두 정상은 프랑스·러시아 양국 간 관련 정보를 공유하자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정보 공유가 얼마나 원활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가 서방 측의 결정을 거부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브뤼노 테르트레 프랑스 전략연구재단 군사전문가는 “유럽 국가가 미국의 지휘 아래 있는 한 러시아는 미국 아래로 들어가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미국·프랑스와 함께 IS의 주요 재정 기반인 정유 시설을 파괴하는 데 힘을 모은다면 IS에는 적잖은 타격이 될 거라는 분석도 있지만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IS의 재정은 정유 시설뿐만 아니라 점령 지역 내 시민들로부터 거두는 세금, 후원금, 납치 교환금 등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프랑스가 IS 퇴치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선 의견이 엇갈렸다. 푸틴 대통령은 “알아사드 대통령의 운명은 전적으로 시리아인들의 손에 맡겨야 한다”며 알아사드를 지원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올랑드는 “알아사드는 시리아를 위해 아무 역할도 못한다”며 “시리아에 과도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말해 알아사드의 퇴진을 역설했다.

지난주 발생한 터키의 러시아 수호이(Su)-24 전폭기 격추 사건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은 온도차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에 러시아 전폭기의 비행경로를 사전에 공지했기 때문에 미국은 러시아 전폭기의 비행위치·시간을 알고 있었고 정확히 그 시간과 장소에서 격추됐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에 준 러시아 전폭기의 비행 정보가 터키로 넘어가 격추에 이용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올랑드 대통령은 “러시아 전폭기 피격은 심각한 사건이며 프랑스는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올랑드 “광신도 군대 IS 파괴하겠다”=파리 테러 2주째인 27일 프랑스 파리는 창문마다 삼색 국기를 내걸고 국가 추도 행사를 열었다. 나폴레옹이 묻힌 파리 앵발리드(군사 박물관)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올랑드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테러 부상자와 유가족 등 2000여 명은 1분간의 묵념 후 희생자 130명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애도를 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추도식 연설에서 “파리 테러에 책임 있는 ‘광신도 군대’(IS)를 파괴하겠다” 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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