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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뺑소니 당한 반려견, 은인 찾아 800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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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샤비를 사랑으로 돌봐준 니나와 반려견 샤비.


뺑소니 사고를 당한 후 죽을 위기를 두 번이나 넘긴 반려견이 무려 322km를 여행해 자신을 구해준 은인 품에 안겼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Komsomolskaya Pravda)는 놀라운 ‘귀소본능‘으로 자신을 돌봐준 은인을 찾아 322km란 긴 여행을 한 반려견 샤비를 소개하며 지금 샤비는 행복하다고 전했다.

지난 1월. 당시 로스토프 온 돈의 한 도롯가에서 뺑소니차 치여 쓰러져 있던 샤비는 다행히 인근을 지나던 행인에게 발견돼 동물보호소 ‘러브 하우스’로 옮겨졌다.

당시 샤비를 맡은 보호소 측은 “샤비는 사고로 다리가 부러지는 등 큰 상처를 입었고 천만다행으로 행인에게 발견돼 간신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며 “그 후 인터넷을 통해 샤비를 돌봐줄 사람 찾았고 니나 바라노브스카야가 샤비를 돌봐주겠다고 나섰다”고 설명했다.

샤비는 사고로 큰 상처를 입고 추운겨울 거리에서 동사할 뻔했지만 니나의 관심과 노력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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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당시 모습. 샤비는 큰 상처를 입고 수술을 받았다. 다리에는 철심을 넣어 뼈를 고정했다고 알려졌다.


죽을 위기를 두 번이나 넘긴 샤비는 니나의 보살핌으로 이전처럼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갔다. 걷는 연습 등 재활치료를 받았고 따뜻한 니나 품에 머물며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수술비를 준비하고 집엔 어머니와 딸 그리고 고양이도 3마리나 있어 생활이 점점 힘들어졌던 그녀는 현실에 부딪혔고, 고민 끝에 사랑으로 돌본 샤비를 약 322km 떨어진 보로네즈주에 사는 친구에게 맡기기로 했다. 친구도 니나의 사정을 듣곤 흔쾌히 샤비를 돌봐주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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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비는 사고 후유증으로 차를 보면 두려워했다. 하지만 니나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


친구 집에 보내진 샤비는 큰 문제 없이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 니나와 함께했을 때보단 덜 했지만 종종 거리로 나갔고 밥도 잘 먹어 친구는 그런 샤비의 행동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그건 샤비가 니나를 찾아 긴 여행을 할 준비와도 같았다.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점점 밖으로 나가는 횟수가 늘던 샤비는 지난 12일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샤비는 그 길로 주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친구의 연락을 받고 상심한 니나는 안타깝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고, 그저 샤비가 좋은 주인을 만나길 바랐다.

그렇게 2주가 흐른 26일. 니나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만 했다. 그녀의 눈에는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샤비가 보였고 정말 꿈처럼 다가온 샤비는 니나의 손을 핥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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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비는 보로네즈주에서 약 322km 떨어진 로스토프 온 돈까지 긴 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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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와 샤비.


니나는 “샤비는 긴 시간을 여행해 지쳐 보였지만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며 “우린 기뻐서 한참 동안 포옹했다”고 말했다.

샤비와 함께 살기 위해 지금보다 큰 집을 찾고 있는 니나는 "동물들은 사람이 배푼 사랑에 반드시 보답한다"며 안타까운 처지의 동물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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