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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한상균 "2차 집회 평화적으로…화쟁위 중재 수용하면 출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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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시위 부각되는 것은 잘못"…조계사 요청으로 직접 브리핑 또 무산

뉴스1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현 상황과 거취에 대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직접 작성한 발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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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12일째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다음달 5일로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현 시국 및 거취 관련 입장발표'문을 통해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는 제가 정부의 폭력적 시위진압과 공안탄압에 반대하면서 평화적 기조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조계종 화쟁위원회에 2차 민중총궐기의 평화행진 보장, 정부와 대화, 노동개악 중단에 대한 중재를 요청했고, 화쟁위의 중재 결정과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쟁위는 지난 24일 긴급 회의를 열어 "12월5일로 예정된 집회가 폭력시위-과잉진압의 악순환이 중단되고 평화집회·문화의 전환점이 되도록 집회 주최측과 경찰, 양측과 더불어 화쟁위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위원장은 "11월14일 민중총궐기가 폭력시위와 과잉진압 논란으로 부각되는 것은 잘못"이라며 "13만 국민이 서울에 모인 이유는 무엇인가.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 반민주, 반민생 정책에 대한 절박하고 절절한 국민들의 목소리이고 요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벽을 시민들이 밧줄로 묶어 당긴 것 등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면서도 "정부는 민심의 표출을 막기 위해 광화문 주변을 차벽으로 포위해 일반인 통행조차 가로막았고, 살수차에 강력한 최루액을 투입해 내리꽂는 강력한 물대포가 등장했다. 사상 최악의 폭력적 시위진압이었다"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2차 민중총궐기는 1차 총궐기에서 가로막힌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시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이 정부에 분명히 요구하는 날"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적어도 그전까지 (1차 집회에서) 살인적인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에 대한 책임규명과 책임자인 강신명 경찰청장을 파면조치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경찰은 한상균을 잡기 위해 광분해 조계사에 몰려있을 것이 아니라 백남기 선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 책임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자신의 신변에 대해 "(정부가) 화쟁위 중재를 받아들이면 즉시 자진출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 논란 중인 노동법 개악시도가 중단되고 정부가 노동개악 지침발표를 강행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자진출두할 것"이라며 노동개악 법안 및 지침 발표계획 폐기를 출두 조건으로 내걸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에 대해선 "역대 정부에서 수많은 반노동정책, 노동법 개악이 진행돼왔지만 지금 추진하는 정책이 가장 재앙적"이라며 "노사정 합의 당사자인 한국노총조차 반대하고 있다. 노동개악을 강행한다면 총파업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1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현 상황과 거취에 대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직접 작성한 발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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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날 한 위원장이 직접 은신중인 건물 밖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서형석 본부장 등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대독했다.

예정보다 40분 넘게 지체된 기자회견은 그가 조계사 밖 불교여성개발원 교육관 앞에서 진행됐다. 조계사가 한 위원장의 직접 브리핑은 물론, 대독을 경내에서 하는 것도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지난 23일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과 첫 면담을 갖고 그 결과를 직접 브리핑하겠다고 알렸으나 당시에도 조계사의 요청으로 마이크를 잡지 못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면담 후 은신처인 도심포교100주년기념관 문밖으로 나와 도법스님을 배웅하면서 언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입장발표문에서 "잘못된 정부정책을 반대해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대범죄자가 되어 경찰이 표적이 되었다"며 "노조활동과 이런 정도의 실정법 위반으로 대역죄인 취급받는 이 나라의 현실이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5월24일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 및 올해 5월1일 노동절 집회에서 불법시위를 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한 위원장은 "조계사에 머무른다는 이유로 수백명의 경찰이 상주하는 등 큰 불편과 고통을 감내하고 계신 신도, 스님들에게 거듭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개인 한상균이라면 조계사와 신도분들에게 걱정과 불편을 끼칠 자격이 없지만 지금 이곳엔 노동재앙 위기에 처한 전체 노동자들의 운명이 피신해 있음을 신도분들과 국민들이 알아달라"고 말했다.

조계사 스님과 신도들은 지난 25일 호소문을 통해 민주노총 관계자들에게 "조계사는 불교신자 여부를 떠나 온 국민이 사랑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종교시설"이라며 "가장 기본적인 사찰의 예법과 생활청규에 동참해주길 바라고 투쟁과 관련한 제반의 활동은 삼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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