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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슈퍼리치]H&M 이어 구글·NYT·삼성도 손잡은…미다스의 손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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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 도입한 H&M의 스테판 페르손(68) 회장

-LG전자와 ‘넥서스폰’ 만든 구글, VR에선 고프로ㆍ뉴욕타임스와 협업

-마크 저커버그(31), VR시장에서 삼성전자ㆍ월트디즈니와 ‘최고의 파트너’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김현일 기자] 제조ㆍ유통 일괄형(SPA) 브랜드 헤네스 앤드 마우리츠(H&M)가 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망(BALMAIN)과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협업) 한정판 제품을 출시한 것이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며칠 동안 노숙 행렬이 이어질 정도였다.

이런 컬래버레이션 열풍은 비단 패션업계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최근 핀테크(금융+IT)와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정보통신(IT) 기업들과 각 분야 전문업체간의 협업체계 구축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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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삼성전자,LG전자,화웨이와 협업해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여성 모델이 착용한 삼성 기어VR와 LG넥서스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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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H&M의 스테판 페르손(Stefan Perssonㆍ68) 회장은 협업 방식을 효율적으로 도입해, H&M의 인지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경영자로 꼽힌다.

페르손 회장은 1980년대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이후 늘 H&M에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고민해 왔다.

실제 1982년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이후 의류를 ‘많이 싸게 신속하게’ 공급하는 ‘패스트패션’ 방식을 접목했다. 기획ㆍ생산ㆍ유통의 각 단계에서 최대한 비용 거품을 제거하고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렸다. 당시 스웨덴 84곳을 포함해 135개에 불과하던 매장 수는 현재 전 세계 61개국 3700여곳으로 늘어났다.

이와 동시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신디 크로포드 등 세계적인 톱스타들을 고용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펼쳤다.

2000년대 들어서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유명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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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과 협업한 디자이너 발망(사진 가운데). 칼 라거펠트(맨오른쪽)와 협업해 모노그램 가방을 선보인 루이뷔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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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의 협업은 2004년 샤넬 수석디자이너였던 칼 라거펠트와의 공동 작품이 처음이었다. 현재 SPA 브랜드와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은 흔한 일이 됐지만, 당시에는 H&M이 처음으로 도입한 생소한 개념이었다.

비싸서 살 수 없던 고가의 디자이너 제품을 SPA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수만원~수십만원대에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또 디자이너는 인지도를 높이고, SPA 브랜드는 고급 이미지를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상호 승리)이었다.

라거펠트와 첫 시도했던 제품이 1시간 만에 동났을 정도로 크게 성공하자, H&M은 패션계에서 주목받는 디자이너와 매년 협업을 실시해 왔다. 이후 스텔라 매카트니와 소니아 리키엘, 베르사체, 이사벨 마랑, 알렉산더 왕 등이 H&M과 공동작품을 내놓았다.

H&M도 예상치 못한 협업의 큰 성공은 페르손 회장의 자산 상승에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시작한 2004년 86억달러(한화 약 10조원)정도였던 페르손 회장의 자산은 현재 227억달러(약 26조6000억원)로 늘었다.

H&M 이후 유니클로 등 다른 SPA 브랜드도 디자이너와의 협업에 연달아 성공하자, 명품업체들도 예술가와의 공동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를 소유한 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ㆍ66) 회장이 대표적이다. 평소 음악과 미술, 건축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아르노 회장은 자신은 경영하고 있는 많은 브랜드와 예술가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해 좋은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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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루이비통 160주년 기념으로, 유명 디자이너 6인과 협업한 모노그램 가방을 선보였다. 경쟁사 샤넬의 칼 라거펠트를 포함해 구두 디자이너 크리스찬 루부탱, 애플의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 여류 사진작가 신디 셔먼, 꼼 데 가르송의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협업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이같은 컬래버를 통한 판매전략이 패션ㆍ명품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 추세다.

가장 활발하게 협업을 펼치는 IT 기업은 구글(Google)이다. 구글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 모토로라, HTC 등과 협력해 레퍼런스폰 넥서스를 개발해왔다. 올해 들어서도 각각 LG전자, 화웨이와 협력해 넥서스 5X와 6P를 내놓았다. 넥서스5X는 넥서스4, 넥서스5에 이은 세 번째 LG전자-구글 협업 스마트폰이다.

넥서스는 통신사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탑재한 소프트웨어 ‘블로트웨어’가 없고, 비슷한 성능의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해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이런 이유로 구글과 LG전자는 상호 신뢰가 두텁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ㆍ60) 알파벳(Alphabet, 구글의 지주회사) 회장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LG전자 경영진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LG전자는 특히 구글이 주도하는 커넥티드카 개발연합(OAAㆍOpen Automotive Alliance) 회원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OAA는 지난해 1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자동차를 결합한 스마트카 개발을 목적으로 GM과 파나소닉, 엔비디아 등 IT업체와 자동차 업체들이 참가해 결성한 연합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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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IT 산업으로 주목받는 가상현실 분야와 관련해서도 구글과 페이스북이 발빠르게 파트너 선정에 나서는 중이다. 360도 영상을 촬영하거나 생중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각 분야의 전문 업체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구글의 VR 사업은 스마트 안경인 구글글래스 개발을 지휘했던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ㆍ42) 구글 창업자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최근 액션 카메라 업체 고프로(GoPro)와 협력해 VR 컨텐츠 플랫폼 ‘점프’(Jump)를 발표했다. 또 향후 고프로와 손잡고 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카메라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유튜브 등 자사의 다양한 사업에 VR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계획인 구글은 최근 가상현실 뉴스 보도를 시작한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와도 협업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일부터 정기구독자들을 대상으로 골판지로 만든 저가형 가상현실 안경인 ‘구글 카드보드’(Cardboard)를 100만개 이상 배포했다.

지난해 VR 헤드셋업체 오큘러스를 20억달러에 인수한 페이스북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지난해 9월 기어VR을 공개했고, 이달 초 판매에 들어갔다. 기어VR은 다양한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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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ㆍ31) 페이스북 CEO는 가상현실 관련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VR 콘텐츠 제작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커버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VR은 우리의 미래”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페이스북은 VR 컨텐츠 제작을 위해 이미 월트 디즈니(Walt Disney)와 AT&T, 삼성전자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원활한 360도 영상 제작을 위해서는 자이롭틱(Giroptic), IC리얼테크(IC Real Tech) 등 360도 카메라 전문 제조사들과도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해외의 IT 전문매체들은 “핀테크, 가상현실,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한 컨텐츠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각 분야 전문업체들과의 협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됐다”고 설명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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