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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분 Talk]'도리화가' 류승룡·수지 멜로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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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도리화가'(감독 이종필)가 지난 25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했다. 동 시기 개봉작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보다 6개 적은 544개 스크린에서 4만921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5만9744명의 관객을 모았다. 흥행 영화의 단골 배우 류승룡과 20대 최고의 대세 여배우 수지가 출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대, 운명을 거슬러 소리의 꿈을 꾸었던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배수지 분)과 그를 키워낸 스승 신재효(류승룡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진채선이 처음 소리를 접하고 소리에 대한 열망을 갖기 시작해 시대적 금기에 맞서며 비로소 득음하고 조선 최초의 여류 명창으로 인정받게 되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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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리화가'가 지난 25일 개봉했다. © News1star / 영화 '도리화가'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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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도리화가'의 미덕은 목숨의 위협을 받던 상황에서도 간절한 꿈을 이뤄내는 진채선의 감동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인물에 대한 심도 깊은 관점과 판소리에 대한 깊이가 아쉬웠다는 평과 함께 진채선과 신재효의 멜로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영화가 이뤄질 수 없는 애틋한 멜로로 귀결되는 것이 아쉬웠다는 평가였다. 이 같은 결말이 다소 뜬금 없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신재효과 진채선의 감정 교류가 과연 멜로였는지는 관객이 해석하기 나름일 것이다. 류승룡은 언론시사회 직후 이에 대해 "스승과 제자의 감정으로 연기했다"고 강조했고, 수지는 인터뷰 당시 "어려서 부모를 잃은 진채선에게는 신재효라는 존재가 특별했을 것 같다"며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재능을 알아준 만큼 아버지 이상으로 특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 역시 각자의 해석대로 감정에 이입했던 만큼, 두 인물의 열린 결말은 더욱 깊은 여운을 남겼다는 생각이다. 실제 소리꾼은 판소리를 배우면서 스승과 의식주를 함께 하며 도제식 교육을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승의 소리를 그대로 전수받기 위한 과정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의 밀접할 수밖에 없던 관계가 스승과 제자 이상으로 애틋했으리라 짐작된다.

때문에 '도리화가'의 결말은 상업적인 선택이 아니라 상당히 개연적이다. 진채선의 성장 과정과 변화를 맞이하는 순간,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낙성연 장면에서 보다 깊이 있는 연출력이 보여졌다면 두 사람의 감정선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을 수 있었을 터지만 진채선을 위한, 그를 생각하며 지은 신재효의 단가가 '도리화가'였다는 이야기를 다시 되새겨 본다면 금세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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