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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팔달 토막살인' 박춘풍, 고위험 사이코패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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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인 "사이코패스 아니라도 재범 가능성에 주의 필요"

뉴스1

지난해 12월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풍(55·중국국적)이 수원 팔달구 매세교 부근에서 범행과정에 대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2014.12.17/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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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법원이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피고인 박춘풍(55)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PCL-R·Psychopathy Checklist-Revised) 재검사 결과,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고위험 사이코패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 심리로 26일 진행된 박씨에 대한 세번째 공판에 감정인으로 나선 조은경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는 "PCL-R 재검사 결과, 박씨의 위험수준은 중간 정도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PCL-R은 각 2점 만점인 20개 문항으로 구성되는 사이코패시 성향 테스트다. 우리나라는 통상 25점을 기준으로 고위험 사이코패스를 판단하고 있으며 미국 등 북미지역은 30점 이상, 유럽 지역은 25점을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앞서 1심 재판에서 박씨에 대한 PCL-R 검사를 진행한 결과, 위험수준은 '중간'으로 나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박씨는 충동조절을 하지 못하고 통제력을 잃거나 내면의 적대감과 공격성을 표출할 수 있는 사이코패스 진단기준에 상당부분 충족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씨의 점수는 20점에 그쳤지만 전문가 소견까지 종합해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자 박씨 측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당초 PCL-R에서 사이코패스 인정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며 "편견에 가까운 불이익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박씨는 낮은 점수가 나왔기 때문에 중간 정도 위험이라고 판단했다"며 1심 PCL-R 검사 결과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조 교수는 "박씨는 대인관계가 다소 피상적이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감이나 통찰력이 부족해 보인다"며 "사회 관습·규범을 인식하고 있지만 욕구 충족을 위해 다소 충동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어도 재범 가능성에 대해서는 교육배경, 정신질환 여부, 이전 생활기록에 의해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박씨는 중국이라는 다른 문화에서 성장했던 사람"이라며 "성장기까지 생활했던 중국에서의 기록,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평가가 진행됐다는 게 한계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정보가 추가로 확인될 경우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씨에 대한 구체적인 검사 결과는 방청객과 박씨 모두 퇴정한 상태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이뤄졌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 16일 이화여대 뇌인지과학연구소에서 박씨의 뇌영상 촬영을 통한 정신 감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씨가 어렸을 때 사고로 눈을 다쳤다고 밝힌 부분을 참고해 정신 감정을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씨는 지난해 11월26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주거지에서 전 동거녀 김모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다음날 오전부터 이틀 동안 시신을 훼손한 뒤 수원 팔달산 등 다섯 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이 사건은 '장기 없는 토막시신'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는 등 2012년 발생한 오원춘 사건에 이어 수원시민들에게 공포와 충격을 남겼다.

1심 재판부는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박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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