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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러시아, 최신미사일 시리아 배치…'터키 인접' 시리아 북부 공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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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전폭기 격추한 터키에 보복성 조치 "우리 전투기 위협하는 목표물 파괴할 것"

긴장 국면 속 확전은 경계…미국 등 국제사회 '외교적 해법' 강조

연합뉴스

러시아 "시리아에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배치" (모스크바 AP=연합뉴스) 러시아는 24일(현지시각)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충돌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시리아 내 러시아 기지에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 자국 전투기를 위협하는 어떠한 것도 파괴해 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13년 5월 7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모습을 드러낸 S-400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ciy@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김지헌 기자 = 터키가 영공 침범을 이유로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하자 러시아가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터키에 인접한 시리아 북부를 공습하고 터키를 사정권에 둔 최신 미사일의 시리아 배치를 선언,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신형 S-400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시리아 북서부 라타키아 주(州)에 있는 히메이밈 공군 기지에 배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기지는 터키 국경에서 50㎞ 떨어진 곳에 있다.

이달 초순부터 흘러나오던 S-400 미사일의 시리아 배치 소문을 현 시점에서 러시아가 확인한 것은 전날 있었던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S-400은 최고 속도 마하 12, 최고 비행고도 3만m에 최대 사거리 400㎞로 1만m 고도에서 비행하는 여객기는 물론 그보다 높은 고도의 군용기도 쉽게 타격 가능하다.

터키 남부 지역 대부분을 사정권 안에 두며 시리아 영공에서 작전을 펼치는 미국·프랑스 전투기는 물론 멀리는 키프로스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S-400은 공중에서 우리 전투기에 잠재적인 위협을 가하는 그 어떤 목표도 파괴할 것"이라며 "앞으로 러시아 폭격기는 항상 전투기의 호위를 받는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한 이날 라타키아 일대 공습에도 나섰다고 AP통신이 지역 반군과 인권감시단체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가 공습한 지역은 전날 자국 전폭기가 터키의 공격을 받아 추락한 지점 인근으로 비상탈출한 전폭기 조종사를 사살한 투르크멘족 반군이 장악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유시리아군(FSA) 계열 반군 대변인은 보복공습에 나선 러시아의 지원 아래 시리아 정부군이 라타키아로 진군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아울러 터키와의 모든 군사적 교류를 단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민간 차원에서도 양국 간의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중요한 합작 프로젝트에 터키의 참여를 거부할 수 있으며 터키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혀 경제적 차원의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터키의 최대 무역 상대국 가운데 하나다. 터키는 천연가스 등 매년 250억 달러(약 28조원) 상당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가 농산품 수입량의 20%를 차지하는 터키산 수입을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알렉산드르 트카체프 러시아 농업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터키에서 들여오는 농산품을 이란이나 이스라엘, 모로코산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터키 관광업계가 먼저 유탄을 맞았다. 러시아 여행사연합은 상당수 여행업체가 자국민에 대한 위협을 우려해 터키 패키지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러시아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로 연간 450만 명 가량의 러시아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이날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터키 대사관 앞에서는 러시아 전폭기 격추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대사관 건물에 돌과 달걀을 던져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양국은 그러나 이런 긴장 국면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양국간의 전면적인 군사적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은 경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터키의 자국군 전투기 격추에 대해 '계획된 도발'이라며 이를 계기로 터키와의 관계를 재고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터키와 전쟁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이스탄불에서 열린 행사 연설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 안보 수호를 위한 것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 러시아에 대화를 제안했다.

메블류트 차부쇼울루 터키 외무장관도 이날 라브로프 장관과의 통화에서 이 사건에 위로를 보내면서 외교적 대화로 사태를 수습하자고 제안했다.

터키군도 전날 자국 영공을 침해한 전폭기에 경고를 보냈으나 무시당했으며 해당 전폭기의 국적도 불분명했다고 해명하고, 추락 러시아기와 조종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군은 또한 러시아군 측과 통화하고 협조할 의사가 있음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도 이번 사건이 군사적 충돌로 확대되지 않도록 자제하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 배치에 즉각 "누구에게든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기 체계"라며 "시리아 내 공습 작전에 큰 우려가 제기된다"고 경계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유럽 주요 일간지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이번 사건에는 "침착함과 외교가 필요하다"며서 "의도치 않은 (긴장) 고조 국면으로 잠든 채 걸어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러시아와 유럽이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2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대화했으며 터키와 러시아 모두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작된 외교적 노선을 지켜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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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EPA/HABERTURK TV CHANNEL=연합뉴스) 터키 공군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시리아 접경에서 영공을 침범했다며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터키군은 성명에서 터키 F-16s 전투기가 남부 하타이주 야일라다으 지역 영공을 침범한 전투기에 5분 동안 10차례 경고했으나 무시함에 따라 교전수칙에 따라 공격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러시아 수호이(Su)-24 전투기가 터키군의 공격으로 격추되는 모습. e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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