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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세계 롤러여제 우효숙 "그것도 스포츠냐 물을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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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 비인기 속 한국 롤러강국으로 발돋움
- 대회 관심? 프리미어 12 야구에 가려
- 우리 롤러 선수들도 그냥 야구 응원...
- 후배들 위해 올림픽 종목 채택이 꿈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우효숙 (롤러스케이팅 선수)

여러분 롤러스케이트라고 하면 웬만하면 왕년에 한 번쯤은 타 보셨죠. 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은 롤러장 추억 하나쯤은 다들 갖고 계실 텐데요. 그런데 롤러스케이트도 엄연한 스포츠입니다. 지난주 대만에서는 롤러스피드스케이팅 세계대회가 열렸는데 우리 대표 선수들은 금 7, 은 6, 동 9개로 종합 2위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사실 이 정도라면 스포트라이트를 화려하게 받아야 되는데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오늘 우리 뉴스쇼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드리죠. 롤러스케이팅 대표팀 맏언니 1만m 금메달리스트 우효숙 선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 선수, 안녕하세요.

◆ 우효숙>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축하드립니다.

◆ 우효숙> (웃음) 네, 감사합니다. 롤러스케이트 선수 우효숙입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목표 이루고 돌아온 기분이 어떠세요?

◆ 우효숙> 일단 너무 뿌듯하고요. 일단 이게 4년 만에 복귀해서 이룬 쾌거라서 그 어느 때보다 더 감동이 있고 행복도 있고. 즐거움도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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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우효숙(가운데) 선수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웃음) 왜 안 그렇겠습니까? 사실 이제 롤러스케이트 하면 40대 이상 세대에서는 롤러장에서 친구들끼리 허리잡고 즐기던, 놀이의 일종으로 생각했지, 이것을 스포츠로는 좀 생소해요. 스피드 롤러, 이게 언제부터 스포츠 종목이 된 겁니까?

◆ 우효숙> 역사로 따지면 이게 지금 44년이 됐어요. 굉장히 오래됐고, 또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은 2009년 아시아 국가에서 세계 최초로 1위도 하고. 그리고 준우승도 거의 하고있고.

◇ 김현정> 잘하는군요, 우리나라 선수들이.

◆ 우효숙> 굉장히 잘하는데. (웃음) 조금 몰라주는 게 조금 아쉽죠.

◇ 김현정> 우리나라에 그러니까 선수가 몇 명이나 돼요?

◆ 우효숙> 선수는 약 700명 정도.

◇ 김현정> 700명? 동호인까지 합한 게 아니라 선수만 700명?

◆ 우효숙> 네. 선수만 700명이 지금 연맹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선수층도 두텁고, 역사도 긴 데 비해서는 우리가 너무나 모르고 있는 이런 스포츠네요.

◆ 우효숙> 네, 슬퍼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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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효숙 선수 제공)


◇ 김현정> (웃음) 이 눈물을 제가 어떻게 닦아드려야하는데. 롤러스케이트에도 피겨롤러스케이트가 있고 스피드롤러스케이트가 있는건데. 우리 우효숙 선수가 아는 스피드스케이트의 매력이라면 어떤 것?

◆ 우효숙> 바람을 가르면서 쌩쌩 달릴 수 있고요. 속이 뻥 뚫리도록 마음껏 달릴 수 있고. 스릴도 있고 재미도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할아버지, 할머니조차도 다 즐길 수 있는 스포츠종목이라서 이만한 매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웃음) 그래요. 잘 고르셨습니다. 롤러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우효숙 선수 지금 만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어떻게 이 종목을 생각하게 되셨어요?

◆ 우효숙> 학교 옥상에 이 트랙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 김현정> 우효숙 선수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 우효숙> 네. 그래서 또 저는 공부 체질이 아니라 앉아 있질 못해서, (웃음) 그리고 맨 몸으로 달리는 것보다, 뭔가 신고 굴러다니는 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접하게 됐는데. 또 가니까 운동하면 빵도 주고 우유도 주더라고요. 너무 행복했어요. 일석이조였어요. 저에게. (웃음)

◇ 김현정> 초등학교 때는 중요하죠. 빵하고 우유 주는 것과 안 주는 건 하늘과 땅 차이죠. (웃음) 그렇게 해서 시작이 빵과 우유에 이끌려서 시작한 스피드스케이팅이 인생의 종목, 직업이 됐네요.

◆ 우효숙> (웃음) 네. 제 밥줄, 운명줄 같은...

◇ 김현정> 여러분들 인터뷰 들으면서 느끼시겠지만, 우효순 선수 롤러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한 사랑이 철철 넘친다 느껴지시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우리나라 스포츠계 현실이라는 게,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의 정식종목이 아니면 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런 현실이 있죠?

◆ 우효숙> 가장 서러운 건 택시를 타도 ‘운동하세요?’하고 여쭤볼때. 딱 보시기에는 까무잡잡하고 삐쩍 마르고 그러니까 운동은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물어는 보시거든요. ‘달리기 하세요?’ ‘육상선수예요?’ 물어보시면 ‘롤러스케이트 선수예요.’ 대답하거든요. 그러면 ‘그것도 선수가 있어요?’ 라고 물어보실 때 가장 섭섭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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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우효숙 선수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그것도 선수가 있어요?’라고 물어볼때... 목숨 걸고 연습하고 훈련하는 건데 말이죠. 그러고 보니까 지난주 우리 우효숙 선수가 금메달 따고,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 7개 딸 때, 국내에선 ‘프리미어12’ 야구대회 때문에 아주 열광했었거든요.

◆ 우효숙> 맞아요. 그런데 저도 대만에서 그거 응원했어요. (웃음)

◇ 김현정> 우효숙 선수도요? (웃음) 저는 지금 ‘굉장히 서운하셨겠어요?’ 이 질문을 드리려고 했는데, (웃음) 우리 우효숙 선수도 같이 응원했어요?

◆ 우효숙> 네. (웃음) 서운한 거고 서운한데 우리나라 선수니까 같은 선수 입장에서는 응원을 해야죠.

◇ 김현정> 우리 선수들이 그렇게 좋은 마음씨와 넓은 마음씨를 가지고 있으니까 더 잘됐나 봐요, 이번에. (웃음)

◆ 우효숙> (웃음) 그런가 봐요. 같은 한국의 팀이니까.

◇ 김현정> 잘했습니다, 잘했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롤러스피드 스케이팅의 우효숙 선수. 우효숙 선수의 꿈이 있다면?

◆ 우효숙> 제 꿈은 지금 김연아 선수처럼 1위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저희 후배들이 저처럼 그런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을 겪지 않고 박수를 받으면서 응원 받으면서 좋은 경기를 멋지게 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이 됐으면 좋겠어요. 또 올림픽 종목에 당당하게 채택이 된다면, 그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거 같아요.

◇ 김현정> 예쁜 마음씨입니다. 맏언니의 이 모습, 우효숙 선수. 제가 일단 박수 크게 쳐드릴게요. (웃음)

◆ 우효숙> (웃음) 감사합니다. 이렇게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정말.

◇ 김현정> 별 말씀을요.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당당하게 인정이 돼서, 올림픽 게임에서 태극마크 단 우효숙 선수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 우효숙>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롤러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선수권에서 금메달 따고 돌아왔습니다. 우효숙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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