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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상균 체포작전 임박(?)…조계사 부근 경력 200명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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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작전 수행할 검거전담팀 별도 편성

·1995년, 2002년 경내 진압 번번이 사과

“수배 중인 민주노총 위원장이 공권력을 우롱하고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한상균 위원장이 은신한 조계사 인근에 경력 200명을 배치한 경찰은 체포작전을 수행할 검거전담팀 구성까지 마쳤다.

그러나 1995년과 2002년 조계사 경내에 진입해 체포작전을 실행했다가 종교계와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공개 사과를 한 바 있어 실행 여부를 놓고 경찰 수뇌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 위원장이 조계사로 몸을 숨긴 이후 형사 60명과 5개 중대 경비경찰 110명 등 170명을 배치했다. 또 서울청 광역수사대(20명)와 남대문 경찰서(10명)에서 나온 형사 30명으로 된 검거전담팀도 운영 중이다.

지난 24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수배 중인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종교단체에 은신한 채 2차 불법집회를 준비하면서 공권력을 우롱하고 있다”며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경찰들이 지난 17일 수배중인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피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견지동 조계사 입구를 지키고 있다. 한 위원장은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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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안에서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종교계와 시민사회의 비난을 감내하더라도 한 위원장을 당장 체포하란 뜻인지를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자칫 “평화집회 중재”를 선언한 조계사에 경력을 투입했다가 경찰 조직만 사회적 지탄을 받고 ‘독박’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1995년 한국통신 민영화 반대 파업 당시 노조 지도부 13명이 은신한 조계사와 명동성당에 경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현충일인 6월6일 오전8시쯤 휴일인데다 신도들의 출입이 뜸한 틈을 타 조계사와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이던 노조 간부들을 3분만에 전원 연행했다. 이택순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작전’을 모두 마친뒤 오전 11시쯤 조계사를 방문해 대웅전과 사리탑에 삼배한 뒤 사리탑을 한바퀴 도는 등 공권력 투입에 대해 사죄했다.

그러나 조계사 측과 사전협의 없이 공권력을 투입한 점 때문에 극심한 반발이 이어졌다. 결국 이홍구 국무총리가 나서 “우리사회에서 특수한 지위와 역사적 의미를 가진 교회와 사찰이 이번 일로 불편과 아픔을 겪은데 대해 국민과 더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2002년 발전노조 파업 당시에는 조계사 측의 시설보호 요청을 받아 경력을 투입해 노조원 7명을 검거했다. 그러나 경력이 신발을 신은 채 대웅전에 진입한 점이 반발을 샀다.

김운선 종로경찰서장은 ‘조계사 대웅전 공권력 난입규탄 범종교 청년결의대회’가 열리던 날 경비과장, 정보과장 등 참모들을 대동한 채 400여명의 신도 앞에서 친필서명이 적힌 참회문을 공개 낭독했다. 낭독을 마친 김서장은 참모, 신도들과 함께 대웅전 법당에서 30여분간 부처님을 향해 108배의 ‘참회’를 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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