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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F탐사-농촌 예능 시대①] 농촌+예능, 하나의 장르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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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농촌 예능 프로그램. 농촌 예능은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tvN '삼시세끼'·KBS2 '인간의 조건-도시농부'·채널A '잘살아보세'·MBC '사남일녀'·KBS2 '청춘불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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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만난 예능, 대세 넘어 장르로 자리매김하다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농촌 예능의 시대다. 농촌을 소재로 한 예능들이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tvN '삼시세끼'처럼 신드롬급 인기를 얻는 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많은 방송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농촌 예능 제작에 적극적이다. 농촌 예능이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덕에 '농사(Agriculture)'와 '오락(Entertainmen)'을 결합한 단어인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농촌 예능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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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예능 프로그램 tvN '삼시세끼'. '삼시세끼'는 전원에서의 소박한 생활을 재미있게 보여줘 인기를 얻었다. /tvN '삼시세끼'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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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 예능, 언제부터 이렇게 인기 있었나

농촌이란 소재가 예능프로그램의 '메뉴'로 등장한 것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지난 1998년 방송된 SBS '서세원 신은경의 좋은 세상 만들기'에서는 어르신들이 타지에 있는 가족들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는 코너 '고향에서 온 편지'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시골을 배경으로 한 푸근한 분위기와 순박한 어르신들의 면모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과는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후 농촌은 조금씩 예능의 무대로 사용돼 왔다. 전국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인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은 종종 시골의 넉넉한 인심을 전했고 지난 2010년 종영한 SBS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는 농촌에서 게임을 진행해 신선한 그림을 만들었다.

농촌은 그 자체로 프로그램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KBS2 '청춘불패'나 tvN '섬마을 쌤', tvN '삼村로망스', MBC '사남일녀' 등 예능 프로그램들은 농촌을 주 무대로 하거나 농촌 생활을 소재로 해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이는 소소한 재미를 주는 것과 동시에 화려한 스타들의 털털한 매력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tvN '삼시세끼'는 농촌 예능의 상징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다. 강원도 정선의 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삼시세끼'는 세 남자가 이 곳에서 밥을 해먹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를 다뤘다. 농촌 생활에 서툰 이들이 소박하게 밥을 차려먹는 것은 자극적인 내용의 프로그램들과는 또 다른 건강한 재미를 줬다. 덕분에 '삼시세끼'는 큰 인기를 얻으며 농촌 소재 예능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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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옥상텃밭을 소재로 한 KBS2 '인간의 조건-도시농부'. 각박한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내용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줬다. /KBS2 '인간의 조건-도시농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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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자들은 왜 농촌 예능을 찾을까

농촌 예능은 이제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농촌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농촌 예능은 왜 이토록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까. 전문가들은 "도시에서 느끼기 힘든 푸근함을 농촌 예능을 통해 느끼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tvN '삼시세끼'를 연출한 나영석 PD는 농촌 예능이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도시에서의 삶이 지겹고 짜증나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 그에 대한 반향으로 농촌 예능이 사랑받는 것 같다"며 전원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소박함이 시청자들에게 와 닿았을 것이라 추측했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농촌 예능이 대리 만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하 평론가는 "각박한 도시의 소음과 공해에 지친 이들이 귀농 혹은 귀촌을 꿈꾼다"다면서 "농촌 예능은 이런 사람들의 욕망을 대리 만족시켜주면서 위안을 줘 인기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예능국 김영도 CP는 '농촌의 정'에 집중했다. 김 CP는 "각박한 분위기인 현대 사회에서 시청자들이 소박하고 편안한 농촌 예능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우울하고 침체된 요즘 더 농촌의 정에 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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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의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 '잘살아보세'. 남한 남자와 복한 여자가 농촌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 다른 생활 방식을 체험한다. /채널A '잘살아보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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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세가 된 농촌 예능, 앞으로 전망은?

농촌 예능이 성행하며 관련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이제 텔레비전만 틀면 농촌 예능을 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농촌 예능이 인기가 있는데다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 제작되다 보니 몇몇 시청자들은 '지겹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한다. 농촌 예능의 열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에 대해 하재근 평론가는 "농촌 예능이 범람하며 이를 지겨워하는 일부 사람들도 있지만 큰 흐름에서는 농촌 예능이 계속 사랑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시 생활에 지친 시청자들이 농촌 예능을 통해 대리만족을 한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수요는 여전할 것이란 의미다. 농촌 예능은 당분간은 꾸준히 인기를 끌며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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