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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레고랜드 사업자 봐주기?…문화재 등돌린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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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문화재청이 레고랜드 코리아 사업부지의 문화재 복토 과정에서 당초 지시한 복토안대로 하지 않아 문화재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이 국정감사를 위해 문화재청과 레고랜드 코리아 시행사인 엘엘개발로부터 받은 문서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당초 지시한 복토방법이 아닌 사업자측이 제시한 안을 따르고 있어 유구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13일 '중도유적 현지점검결과에 따른 조치사항 통보' 공문을 통해 지난해 7월 대규모로 발굴된 유구(주거지, 저장궁덩이, 묘역 등)의 복토 관련 세부 사항을 지시했다.

공문에 따르면 2014년 발굴된 면적의 40%인 8만1000㎡를 복토 면적으로 제시하고 유적 복토시 유구 어깨선 30㎝까지는 고운 모래를 쌓고 상부 1.5m는 마사토를 다져서 안정화 시켜야 하며 나머지 1m는 발굴토를 이용해 복토를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문화재청 나선화 청장이 직접 중도를 찾아 현장점검을 통해 2곳의 유구를 무작위로 확인한 결과 2곳 모두 마사토 층이 기준치 1.5m보다 낮은 40㎝~110㎝로 복토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현장점검 다음날인 지난 1일 강원도와 엘엘개발에 보낸 공문을 통해 이같은 내용에 대한 조치 사항에 대한 일정과 방법을 명확히 표기해 제출해 철저를 기해달라고 통보했다.

이 공문에서 문화재청은 당초 제시한 복토 기준을 스스로 번복했다.

당초 문화재청이 제시한 발굴면적인 복토면적인 8만1000㎡에 따르면 복토에 필요한 마사토의 양은 12만1500㎥(8만1000㎡×1.5m)여야 한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1일 도와 엘엘개발에 보낸 사후 조치 공문에서는 사업자측 자료를 근거로 한 2만23㎡를 복토 면적으로 제시하고 이에 따라 필요한 마사토의 양을 3만㎥(2만23㎡×1.5m)로 제시하고 있다.

엘엘개발측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문화재 정밀조사 캐드자료를 기준으로 유구 면적을 산출해 763개 영역으로 평면상 2만23㎡로 산출했다"고 밝혔다. 즉 유구가 나온 부분만을 기준으로 면적을 산출한 것.

문화재청은 엘엘개발이 제출한 문서에 명시된 마사토 반입량 약 7400㎥의 4배에 달하는 3만㎥를 반입해 재 복토계획을 세우도록 지시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당초 문화재청이 제시한 8만1000㎡가 아닌 사업자측이 제시한 2만23㎡에 해당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발굴전문가들은 "유적의 복토는 유구와 그 주변까지를 아우르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한다"며 "(그림대로)복토가 이루어졌다면 유구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화재청은 스스로 지시한 복토 규정을 번복하고 사업자측의 편의에 맞추고 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fly12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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