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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요일 중 '오늘'이 가장 좋아요"라던 곰돌이 푸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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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 10월 14일]

한국일보

발자국을 추적하는 푸와 그를 따라가는 피그렛 그림은 E.H 세퍼드(Shepard) 초판 원화 경매에서 11만5,250파운드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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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10월 14일 그림 동화 ‘위니 더 푸 Winnie- the-Pooh’가 영국에서 출간됐다. 그러니까 오늘은 모든 요일들 중에 ‘오늘 today’을 가장 좋아하고,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고 믿던 곰돌이 푸의 바로 그 ‘오늘’이고, 또 그의 생일이다.

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A.A Milne. 1922~1956)은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과 그의 곰 인형을 모델로 ‘위니 더 푸’를 썼다. 로빈 밀른이 가지고 놀던 테디베어 이름은 ‘에드워드’였는데, ‘위니 더 푸’가 된 사연은 대충 이렇다. 캐나다 군인 해리 콜번이 사냥꾼에게 20달러 주고 어린 흑곰을 사서는 고향 위니펙(Winnipeg)에서 이름을 따 ‘위니’라 불렀고, 1차 대전 중 유럽에 파병되면서 위니를 데리고 왔고, 귀국하면서 런던 동물원에 기증했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동물원 나들이를 즐겼던 로빈 밀른이 가장 좋아한 게 위니와 푸였다. 푸는 동물원 백조의 이름. 그러니까 ‘위니 더 푸’는 로빈 밀른이 가장 사랑하는 것들을 하나로 모아 아버지 밀른이 선물한 이름이었다. 줄여서 그냥 ‘푸’라 불리는 이유는, 동화에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그의 팔이 늘 뻣뻣해서 일주일 넘게 공중에 치켜들고 있을 때도 있는데, 파리가 날아와 그의 코에 앉아도 입김으로 푸우~ 불어 쫓곤 했다. 그래서 내 생각엔-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가 ‘푸’가 됐을 테다”

푸는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그는 겁 많고 내성적인 친구 ‘피그렛’에게 넌 네가 믿는 것보다 용감하고, 보기보다 강하고, 생각보다 똑똑해. 그 사실을 늘 기억할 거라고 약속해줘”라고 말했고, 100살까지 살 거라는 가장 친한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난 100살에서 하루 덜 살고 싶어. 난 너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푸를 아는 이라면 그의 말이 100% 그의 마음임을 안다. 다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꿀단지 앞에서 하는 말은 조금 의심할 필요가 있다.

푸의 인기는 E.H 세퍼드(Shepard)의 일러스트 덕이 컸다. 그의 초판 원화 42점 가운데 40점이 2008년 12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총 126만 2,863파운드(현재 환율로 약 22억원)에 팔렸다. 최고가는 발자국을 추적하는 푸와 그를 따라가는 피그렛 그림(사진)으로 11만5,250파운드였다. 밀른 사후 푸 캐릭터 저작권은 유족과 어려운 작가 후원 기금인 ‘로열 리터러리 펀드’ 등 4곳에 분배됐고, 2001년 이후 모두 월트디즈니 사에 넘어갔다. 푸의 저작권은 2026년 소멸된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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