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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조현재, 선한 이미지 콤플렉스 "악역 기다려왔다" [POP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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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나희 기자]마냥 선할 줄 알았던 그가 이렇게까지 악해질 줄 몰랐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쌓아온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한 것일까. 이젠 순수한 사랑뿐만 아니라 야망과 광기, 결핍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도 소화할 수 있도록 성장한 배우 조현재 이야기다.

조현재는 지난 2000년 이온음료 CF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16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배우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선량한 눈동자를 지닌 조현재는 그동안 젠틀한 이미지로 MBC '러브레터', SBS '서동요', MBC '제왕의 딸 수백향'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헤럴드경제

[배우 조현재. 사진=송재원 기자]


특히 특유의 선한 이미지로 늘 순수한 사랑을 해오던 조현재는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 연출 오진석)에서 한도준 역을 맡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선한 얼굴에서 뿜어져 나온 반전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김 조현재는 최근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악역을 기다렸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저는 악역과 인연이 없었어요. 사실 저는 반항적인 역할도 해보고 싶었는데 반듯한 이미지 때문에 쉽게 찾아오질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한도준이라는 캐릭터가 제게 찾아온 거예요. 초반에 등장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새로운 역할에 대한 시도에 관점을 두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특히 영화 같은 드라마의 구도가 정말 좋더라고요. 첫 악역 도전이라는 걱정보다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났다는 게 더 기뻤던 것 같아요"

'용팔이' 속 한도준은 한신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배다른 여동생 한여진(김태희 분)을 식물인간으로 만들거나 방해가 되는 자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등 끔찍한 악행을 서슴없이 저지른 악랄한 인물이다. 하지만 조현재는 단순히 악역이라기 보다 한도준이라는 한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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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현재. 사진=송재원 기자]


"한도준은 악랄하고 사악하지만 전형적이지만은 않은 악역이에요. 어릴 적엔 여진이를 위해 살았고 여진이가 혼날 걸 대신 혼나며 누구보다 동생을 위하는 아이였죠. 하지만 주변이 다 돈과 명예만 좇으니까 점점 차갑게 성장한 거예요. 상황상 결핍과 콤플렉스가 많은 인물이기도 하고요. 한도준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을 이기지 못해 나락으로 빠진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용팔이'가 방송된 최근까지 '한도준은 진짜 죽어야 돼' '너무 무섭다' '소름 끼친다'라는 댓글이 '선하고 착해 보인다'는 말보다 더 듣기 좋았다는 조현재. 그는 많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한도준의 마지막 엔딩 장면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마지막 회까지 찾아뵙지 못한 게 아쉽지만 저는 만족할 게 더 많아요. 훌륭한 감독, 작가님하고 일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2회 연장이 아닌 4회 연장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스토리가 많아서 다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애초에 '20부작 정도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번 '용팔이'의 성공은 조현재에게 연기 인생 제2 막을 열어준 계기가 됐다. 조현재는 이 작품을 통해 선한 역할뿐만 아니라 개성 있는 캐릭터도 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해 냈기 때문이다. 아직도 캐릭터에 목마르다는 그는 장르와 상관없이 끊임없는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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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현재. 사진=송재원 기자]


"다음 번엔 장르물을 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반대로 아예 밝은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요. 사실 제가 액션을 좋아해요. '서동요' 촬영 때도 대역 없이 액션 장면을 찍었어요. 그래서 액션물도 해보고 싶어요. 일반적으로 저한텐 선한 역할이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용팔이'에서 한 번 하긴 했지만 아직은 개성이 강한 역할이나 악역을 좀 더 해보고 싶어요"

요즘은 대중의 관심 하나하나가 전부 감사하다며 생에 첫 악역 도전의 성공을 만끽하고 있는 조현재. 차근차근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조현재에게 끝으로 배우란 직업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내가 만약 배우를 안 했으면 정말 뭐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란 제게 굉장히 감사한 직업이에요. 왕성히 활동하고 싶은 욕심은 당연히 있지만 이렇게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는 정말 감사해요. 어떤 걸 다 해봐도 이렇게 몰입하며 큰 희열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제 나이 정도 되면 다른 사업을 하는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간혹 있어요. 하지만 저는 오로지 배우로 살고 있습니다. 단 한 번도 다른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배우의 길로만 사는 게 제 목표에요"

ent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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