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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단독 인터뷰]캣맘 벽돌사건 부상자 "길고양이 갈등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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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많고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셨는데 너무도 안타깝고 죄송"

뉴스1

용인 캣맘 벽돌 사건 피해자 박모(29·사진 좌측)씨가 13일 성남 분당의 한 병원에서 뉴스1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권혁민 기자 = "저희가 길고양이를 돌보는 데 있어 이웃 주민들과의 갈등은 없었습니다."

경기 용인시 캣맘 벽돌 사망사건과 관련, 벽돌에 맞아 머리를 다친 박모(29)씨는 이번 일이 길고양이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13일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분당의 한 병원에서 뉴스1과 만난 박씨는 "벽돌에 맞았을 당시 누군가 일부러 벽돌을 던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캣맘 혐오로 인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온 그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박씨는 "벽돌에 맞았을 때 마치 촛불이 꺼지기 직전 순간처럼 정신이 희미해졌다.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아파트 위를 쳐다봤지만 아무도 볼 수 없었다. 119에 신고하고 마침 아파트에 들어서는 다른 주민께 도움을 요청했다"며 힘들었던 당시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이웃 아주머니가 다치신 것은 알았지만 그렇게 되신 줄은 몰랐다. (숨진 사실을)뉴스를 보고 알았다. 정말 정 많고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셨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지인들은 저에게 다행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말을 듣는 자체가 (아주머니께)너무 미안스럽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박씨는 당시 벽돌에 맞은 충격으로 두개골이 골절돼 함몰됐고 후두부에 12㎝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언제까지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박모(55·여)씨와는 지난달 초부터 아파트 내 길고양이에게 간간이 밥을 주면서 알게 됐다.

사건 당일에도 '새끼 고양이가 감기에 걸린 것 같아 동물병원에서 약을 지어왔다'는 아주머니의 연락을 받고 고양이를 살피기 위해 현장에 갔다가 함께 봉변을 당했다.

박씨는 "고양이가 사람을 피하지 않고 잘 따랐던 점에서 누군가 키우다 버린 것으로 생각했다"며 "일부 언론보도에서는 고양이가 몰려들었다고 하던데 그렇지 않다. 어미고양이가 새끼를 낳은 것이지 다른 고양이들이 더 찾아오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뉴스에서는 캣맘이라고 표현하는데 관련 동호회 활동을 한 적은 없다. 다만 사료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카페에 가입한 것이 전부다. 아파트 내에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다른 주민 분들도 5~6명가량 계셨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해당 아파트 104동 주민들을 상대로 DNA 채취 작업을 벌이는 한편 유력한 증거물인 벽돌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감정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벽돌에서 용의자의 DNA가 검출될 지는 미지수다.

전날 벽돌 낙하실험에 나선 경찰은 자연낙하가 아닌 누군가 투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1차 감정결과 문제의 벽돌에 피해자 2명의 DNA가 검출됐지만 제3자의 DNA가 포함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또 다른 DNA가 검출되면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채취한 DNA와 대조해 용의자 추적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sun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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