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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추락 전투기 민가 대신 야산으로…中 조종사에 박수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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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중국의 전투기 조종사가 통제 불능 기체를 야산에 추락시키고 가까스로 탈출한 사연이 뒤늦게 공개됐다. 이 조종사는 민가와의 충돌을 피하려 추락 35초 전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박수를 받고 있다.

13일 중국 시나닷컴 등 외신들에 따르면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 일대에서 지난 9월, 젠(殲)-10기를 타고 야간비행 훈련 중이던 조종사 리퉁(李通)이 기체가 말을 듣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항공유 2t과 기총 실탄 200발을 실은 리퉁의 전투기는 3500m 상공에서 갑자기 추진력을 잃더니 급격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리퉁은 재빨리 엔진을 되살리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고도가 1500m까지 떨어지자 관제탑은 그에게 전투기를 버리고 1000m 상공에서 탈출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리퉁은 혼자 살아남을 수 없었다. 자신이 전투기를 버렸다가는 기체가 그대로 민가에 떨어질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100여 차례에 걸쳐 조작버튼을 눌러댔지만 전투기는 응답이 없었다. 애초 무인지대에 불시착하려 했지만, 리퉁은 이마저도 수정해야 했다. 그는 인명피해나 재산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생각을 바꿨다.

리퉁의 노력 덕분에 전투기는 민간인 주거지 두 곳을 벗어났다. 그는 추락 35초를 앞둔 상공 351m 지점에서 가까스로 전투기를 탈출했으며, 기체는 야산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고도 3500m에서 351m까지 하강하는 198초 동안 기내에는 ‘랜딩기어를 내리라’는 경고음이 끊임없이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출 낙하산을 타고 탈출한 리퉁은 현재 목과 허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시나닷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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