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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세계기록유산 유교책판 제작 당시에 담긴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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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판 1장 제작비용 현재 가치로 250만원 넘어

연합뉴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유교책판-침경요결 (서울=연합뉴스) 한국의 유교책판이 9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의 유교책판은 305개 문중에서 기탁한 책판 718종 6만4천226장으로 구성된다. 내용은 유학자의 문집, 성리학 서적, 족보·연보, 예학서(禮學書·예법에 관한 책), 역사서, 훈몽서(訓蒙書·어린아이를 위한 책), 지리지 등이다. 사진은 침경요결 목판. 2015.10.10 << 문화재청 제공 >> photo@yna.co.kr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된 '유교책판'은 제작 당시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

유교책판은 선현의 가르침을 보존하기 위해 조선시대 지역 공동체 지식인들이 '집단지성'을 이뤄 자발적으로 만든 기록물 집합체라는 가치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교책판은 이런 추상적 가치 뿐아니라 제작 당시 해당 지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보관된 유교책판 가운데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퇴계선생문집'의 책판은 만들어질 당시 지역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국학진흥원은 퇴계문집 책판 가운데 1600년에 간행된 초간본(49권 27책) 책판 691장과 20세기 초인 1904년 만든 판본(66권 27책)의 책판 1천74장을 보관하고 있다.

국학진흥원은 현재 남아있는 책판과 인쇄돼 전해지는 퇴계문집의 분량 등을 종합해 퇴계문집은 대략 1천70장 안팎의 책판으로 찍어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학진흥원은 17세기 초나 20세기 초를 구별하지 않더라도 책판 1장(현재 책 기준 2∼4페이지 분량)을 만드는데 현재 화폐기준으로 대략 250만∼300만원 (농사 풍·흉년 등 감안해 평균 쌀 10가마니 이상 가격)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가정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16세기 초간본이나 20세기 초 판본의 책판을 만드는데는 어림잡아도 현재 화폐가치로 30억원 가량의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 문집을 찍어내기 위해 당시는 물론 현재에도 상상하기 힘든 비용을 쓴 것이다.

그러나 조선 지식인들은 문중, 학맥, 서원, 지역사회 등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엄청난 비용을 나눠 부담하며 책판 제작에 참여했다.

이로써 지역 지식인들이 만든 책판은 스승과 제자를 잇는 매개물이 됐고, 유학자들은 책판으로 집단지성을 형성했다. 또 책판은 서책 원형이자 책 원본으로서 가치도 가지게 됐다.

국학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화폐가치로 볼 때도 30억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책판을 만들 때 경제 규모, 인구 등을 종합해 판단하면 유교책판 제작은 지역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국학진흥원이 경북도 등과 함께 벌이고 있는 '삼국사기' 목판 판각사업의 경우 목판 1장을 새기는데 4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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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 (서울=연합뉴스) 한국의 유교책판이 9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의 유교책판은 305개 문중에서 기탁한 책판 718종 6만4천226장으로 구성된다. 내용은 유학자의 문집, 성리학 서적, 족보·연보, 예학서(禮學書·예법에 관한 책), 역사서, 훈몽서(訓蒙書·어린아이를 위한 책), 지리지 등이다. 사진은 유교책판이 보관된 한국국학진흥원 내 장판각. 2015.10.10 <<문화재청 제공>>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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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현황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간행하기 위해 판각한 목판인 '한국의 유교책판'과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이 9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등재됐다. yoon2@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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