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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갈 길 바쁜 '신동빈' 발목잡은 '신동주'…신격호의 진짜 의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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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롯데그룹 삼부자. 왼쪽부터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회장.(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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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소송에 나선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행보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신 전 부회장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 총괄회장이 친필 서명 위임장을 주며 법적조치 등을 포함한 일체의 행위를 위임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 경영권 소송에 나섰다는 것이 신 전부회장의 설명이다.

또 신 총괄회장은 아무런 동의 절차 없이 자신을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에서 해임한 데 대해 격노하고 있고, '차남이 롯데그룹을 탈취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신 회장측은 1차 경영권 분쟁이 봉합되면서 신 총괄회장과 화해모드가 조성되는 듯했다. 신 회장이 중요 현안보고를 직접 총괄회장에게 계속 해오고 있고 지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호텔롯데 상장을 부친이 승인했다고도 롯데그룹은 밝혀왔다. 또 신 총괄회장과의 사이가 안좋았던 것이 아니라 신 전 부회장으로 인해 오해가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위임장 공개로 신 총괄회장이 다시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날 한 매체는 신 전 부회장의 핵심 측근을 말을 인용, 신 총괄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비판하며 육성으로 소송을 지시하는 증거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주장대로라면 1차전에서처럼 부친의 뜻이 장남에게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신동주ㆍ동빈 형제 양측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홍보를 맡고 있는 대행사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직접 기자회견하는 내용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부친을 일본으로 데려가거나 언론에 노출시키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게 신 회장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회장은 오는 롯데면세점 비전 선포식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오는 12월 운영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롯데면세점 두 곳(소공점ㆍ잠실 월드타워점)을 지키기 위해 12일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면세점의 '상생 2020' 비전을 직접 선포한다.

비전의 주요 골자는 향후 5년동안 롯데면세점이 사회공헌과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차원에서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막대한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또 신 회장의 비전 선포 이후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가 서울 시내면세점 수성을 위한 특급 전략들을 소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측은 이번 소송을 예견했지만 당장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칫 발목을 잡을까 우려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으로 생긴 '반(反) 롯데 정서' 극복과 롯데면세점 재입찰 사수, 호텔 롯데 상장,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으로 바쁜 와중에 소송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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