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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M+기획…가상캐스팅①] 대박 VS 쪽박, 가상캐스팅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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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박주연 기자] 웹툰이 드라마화 되는 과정이나, 해외 드라마들이 리메이크 되는 과정에서 가상캐스팅은 통과의례처럼 누리꾼들의 손을 거쳐왔다. 그리고 지금의 가상캐스팅은 실제 배우 캐스팅이나 드라마 성패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끼칠 만큼의 파워를 갖게 됐다. 가상캐스팅 거친 뒤 의외의 한방을 날린 작품도, 의외의 부진을 겪은 작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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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스팅 우려 딛고 대박 났다

일본의 만화 원작 ‘꽃보다 남자'(花より男子)’는 일본에서 6000만이 넘는 판매 부수를 올렸으며 일본과 대만에서 각각 드라마로 리메이크될 만큼 수많은 팬을 거느린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9년 동명의 드라마로 리메이크됐다. 당시 구혜선이 극 중 나이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스캐스팅 논란이 있었고 대안으로 신인 배우였던 송하윤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이 많았다. 구혜선의 오버페이스 연기가 지적을 받았으나, 이민호, 이시영, 이민정이라는 걸출한 스타급 배우를 배출하면서 잘 된 리메이크 사례 중 하나로 손꼽혔다.

국내 탄탄한 팬층을 가진 정은궐 소설가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리메이크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2010)도 초반 캐스팅 잡음을 겪었다. 잡음의 중심은 걸오 역의 유아인이었다. 당시 소년 이미지가 강렬했던 유아인이, ‘망나니’로 불리는 걸오 역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 누리꾼들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드라마 방영 후, 유아인의 걸오는 4인방 캐릭터 중 가장 인기를 누렸고 앞선 논란을 완전히 잠재웠다.

정은궐 소설가의 또 다른 히트작 ‘해를 품은 달’은 2011년 동명의 드라마로 리메이크됐다. 당시 한가인과 김수현의 나이 차이를 우려하는 누리꾼들의 반발이 거셌다. 문근영, 박은빈 등 비교적 어린 배우들이 가상캐스팅 리스트에 올랐으나, 제작진은 원작의 이미지를 따라 한가인을 캐스팅하겠다는 변함없는 입장을 재차 밝힌 바 있다. 한가인은 초반 불거진 연기력 논란까지 더해지며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김수현과의 안정된 호흡을 보이며 시청률 20%를 돌파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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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크로율은 100%, 화제성은 0%

만화가 원수연의 동명 리메이크 드라마 ‘매리는 외박 중’(2010)은 문근영, 장근석이 가상캐스팅과의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이며 까다로운 원작 팬들의 마음을 충족시켰으나, 7%대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초라하게 퇴장했다. 일본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는 훌륭한 남장 비주얼을 선보인 설리와 그 외의 훈남 배우진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설득력 없는 스토리와 SM엔터테인먼트의 제 식구 챙기기 논란만 남긴 채 5%대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일본의 원작 만화와 드라마 리메이크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노다메 칸타빌레’는 ‘내일로 칸타빌레’(2014)라는 이름으로 방영됐다. 가상캐스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심은경이 주인공을 맡았고 누리꾼과 시청자들의 기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러나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 이야기 전개로 금세 빈축을 샀고, 이는 드라마의 타이틀롤이었던 심은경의 책임으로 돌아갔다. 가상캐스팅이 부추긴 좋지 않은 캐스팅 예로 손꼽히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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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가상캐스팅 열풍은 계속된다

작가 순끼의 동명의 인기 웹툰 ‘치즈 인 더 트랩’은 올 12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만큼 가상캐스팅에 대한 관심도 과열됐고 결국 ‘치어머니’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가 생길 만큼 실제 배우 캐스팅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 배우 박해진은 싱크로율 100% 캐스팅으로 누리꾼들의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반면, 여주인공 김고은의 합류를 여전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제2의 ‘내일도 칸타빌레’가 될 우려 또한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작가 조석의 ‘마음의 소리’ 또한 시트콤으로 제작돼, 방영을 앞두고 있다. 배우 이경영과 박미선이라는 이색 조합으로 한 차례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인기 캐릭터인 애봉이 역을 누가 맡게 될 것인지 벌써 뜨거운 가상캐스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로는 노을의 강균성, 배우 김슬기, 개그우먼 김숙 등이 언급되고 있으며 주인공 조석으로는 유병재가 유력한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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