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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인터뷰]이선균 "로코 주인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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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성난 변호사' 변호성 역

"김고은 캐스팅에 사기 쳤다? 나눔이죠"

"목욕탕 울림 목소리, 좋은지 모르겠어요."

"아내 전혜진에게 미안했는데 요즘 좋아 보여 행복"

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제 목소리를 듣고 호불호가 분명하다는 건 알아요. 울림이 있어서 어떻게 들으면 발음이 뭉개질 때가 있으니까요. 캐릭터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되기도, 또는 안 되기도 하죠. 단, 제가 스스로 목소리 좋다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솔직히 전 제 목소리가 좋은지 모르겠거든요."

배우 이선균(40)은 본인의 목소리가 "남들과 약간 다를 뿐"이라며 호쾌하게 웃었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고등학교 때도 울리진 않았던 것 같은데, 군대에서 "목소리 좋다"는 얘기를 들었단다. 외박을 보내줄 수 있으니 행사에 나가보라는 동기에게 "미쳤어?"라고 짜증을 부리긴 했다지만, 혹하긴 했다. 그래도 조용히 군 생활했다. 하긴 군에서는 튀지 않는 게 상책이다.

그의 목소리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무척 달달하다. 영화 '성난 변호사'에서도 좋았다. 특히 법정 신에서 그의 대사들이 귀에 또박또박 꽂혔다. 법정이 나오는 장면은 대사가 많아서 정확한 발음이 안 들릴 때가 꽤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달랐다. 이선균의 목소리가 좋은 이유도 있었지만, 또 다른 비결이 있었다.

"법정신에서만큼은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했거든요. 초반 시작부터 법정신이 나오고, 변호성이라는 인물도 표현해야 했기에 연습을 많이 했죠. 신뢰도 있게 보이려면 대화하듯 포인트를 조절했어요. 목사님 설교나 김제동씨 토크 콘서트도 봤어요. 직접 법정에도 가봤죠. 도움이 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악보 그리듯 연구를 많이 했어요.(웃음)"

이선균은 대사뿐 아니라 독특한 변호성 역할을 위해 스타일을 독특하게 보이도록 아이디어를 냈다. 검사 친구로부터 "염색도 하고 귀도 뚫은 변호사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의뢰인이 신뢰하지 않는 인상이면 안 된다는 이야기에 적당한 선에서 멈췄다. 감독은 더 과한 스타일을 요구했지만, 이선균은 "내가 빅뱅 멤버들의 몸매는 아니니까 딱 이 정도가 좋았다. 염색도 대학생 때는 회색으로 하고 싶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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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변호사'는 용의자만 있을 뿐 시체도 증거도 없는 살인 사건, 승소 확률 100%의 순간 시작된 반전에 자존심 짓밟힌 에이스 변호사가 벌이는 통쾌한 반격을 그리는 영화다. 이선균은 이번 영화에서 김고은과 호흡을 맞췄다. 김고은의 분량은 적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었다.

이선균은 "사실 고백하자면 여배우 캐스팅이 난항이었다. 고은이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제작이 지연됐을 것"이라며 "고은이가 몸을 쓰는 걸 많이 찍었는데 편한 걸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는 데 그걸 공략했다. 멜로가 있을 것이라고 속이기도 했다"고 웃었다. 까마득하긴 하지만 김고은이 학교 후배이기도 하고, 김고은의 소속사 대표도 한 기수 아래 후배다. 이선균의 선택은 반협박(?)이었다. "너 나 안 믿니? 형 이제 안 볼 거야?"라는 말로 김고은 소속사 대표를 설득했다. 일종의 신종 사기(?)라고 하니, 이선균은 "사기 아니에요. 일종의 나눔?"이라고 쾌활하게 웃었다. "우정 출연 식이에요. 고은이가 응해줘서 고마운 마음뿐이죠."

여전히 이선균에게는 '버럭' '까칠'이라는 수식어가 통한다. 드라마 '파스타'부터 이어졌다. 이번에는 아마 '깐족'이라는 단어가 하나 더 붙을 것 같다. 평상시가 의심스럽다고 하니 또 호쾌하게 웃더니 "평상시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바로잡았다.

이선균 하면 아내 전혜진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조심스럽게 '성난 변호사'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과거 영화 홍보 인터뷰에서 만났던 그의 말이 기억나 되물었다. 과거 "아내도 배우인데 육아 때문에 연기를 못 하고 있으니 미안했다"고 했었다. 요즘 전혜진은 충무로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다. 현재 흥행 중인 '사도'에서 영빈 역으로 빼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이에 앞서 '허삼관', '인간중독', '더 테러 라이브' 등으로 무척이나 바쁜 여배우 중 한 명이다.

이선균은 "결혼하고 육아 때문에 아내에게 미안했다. 5살, 7살인 두 아들이 있는데 이제 좀 이해하게 됐다. 솔직히 결혼 초반에는 철이 없었다. 서로 힘들었다. 결혼한 지 5년이 지나가니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다"며 "사람이 사는데 100% 다 맞을 순 없다.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혜진이가 일을 시작해도 되나 고민하는 시기였는데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다. '사도'를 통해서 즐거워했던 것 같다"며 "솔직히 혜진이가 '사도'에서 연기 잘한 건 놀라운 건 아니었다. 혜진이는 원래부터 연기를 잘했던 친구다. 나보다 훨씬 좋은 배우다. 좋은 작품을 해서 나도 좋았다"고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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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이선균은 로맨틱 코미디계에서는 멀어진 것 같다. 그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한 마지막 질문. 언제 로코로 컴백할 건인가? '성난 변호사'에서 김고은과 나이 차가 '조금' 있지만 어색하지 않게 약간의 멜로 감정이 보이기도 했다. 나이 차가 가늠되지 않을 정도다. 더 젊어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선균은 "김고은 씨 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걸요?"라고 멋쩍어했다. "이제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은…. 절 좋아할까요?(웃음) 요즘 그런 장르가 별로 없더라고요. 획일화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젊고 예쁜 친구들이 많으니 그 친구들이 해야 하는 것 가기도 하고요. 다음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는 아닌데 누아르 멜로에요.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해본 장르죠. 1월 말에 촬영할 예정인 '소중한 여인'이에요. 기대해주세요."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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