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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국에도 美·유럽 '아웃사이더 반란' 재연?…공통점과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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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빠진 경제·현 정권에 대한 불만에서 기인

한국도 환경 비슷하지만 '시기상조·정치인 한계'

뉴스1

도널드 트럼프../©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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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막말과 기행 논란 속에서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 민주당에서는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돌풍을 이어가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위협중이다.

영국 노동당에서는 20세기에나 어울릴법한 강성 좌파 제레비 코빈 당수가 연일 화제다. 주류 정치권에서 거리가 멀었던 '아웃사이더'들이 반란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정치권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불황에 빠진 경제와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진단한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김종석 원장은 9일 통화에서 "미국이나 선진국 등에서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트럼프 돌풍 등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의 민병두 원장은 "기본적으로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오른쪽에서는 더 오른쪽으로, 왼쪽에서는 더 왼쪽으로 가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건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최재천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 의장도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가장 불안한 요소라고 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양극화다. 개인이 양극화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결국 정치적 변화 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아웃사이더'들이 내놓은 공약들을 보면 부자증세, 국·공립대 무상교육 등 기존 정치권에서는 쉬쉬하던 정책들이 전면에 있다.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대중들은 이 정책에 환호한다.

최 정책위의장은 "워렌 버핏도 '트럼프 정책에 동의한다고 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해외 정치권에서는 최저임금제와 생활임금제 도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우리나라 지형도 정치적 아웃사이더가 탄생한 해외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경제는 어렵고,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은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한국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듯하다.

김성주 새정치연합 정책위 부의장은 "우리도 환경은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진보적인 주장을 해도 이념적으로 공격을 받는 등 이념·사상적 풍토가 미국과 유럽과 다르다"고 봤다.

김종석 원장은 "미국이나 영국은 항상 선거 초반 참신한 사람들의 의견이 정치적 메인스트림(주류)에 반영되기 쉬운 좋은 전통을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런 전통이 없다"고 말했다. 아웃사이더가 쉽게 배척된다는 얘기다.

다만 민병두 원장은 "절망의 세대한테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폭발력이 있다"며 시름에 빠진 청년들의 정치적 목적을 겨냥한 정치집단 등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환경은 마련됐지만 정치인 개개인의 문제로 이런 돌풍이 불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경제적 양극화, 금수저 논쟁 등을 생각해보면 한국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분노는 대단히 강력한 흐름"이라며 "정치인들이 이에 호응하지 않고 선거구 논쟁, 공천 논쟁 등을 하고 있는데 여든, 야든 슬픈 시간들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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