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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 신동주 “아버지 직접 회견 검토 중” … 롯데 측 “경영이 우선” 맞대응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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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부친 소송 지시 동영상 있다”

신동빈 회장 12일 비전 선포 회견

롯데그룹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한 가운데 아버지 신격호(94) 롯데 총괄회장의 행보가 변수로 떠올랐다.

9일 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 핵심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60) 롯데 회장을 비판하며 육성으로 소송을 지시하는 증거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신 총괄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 전 부회장 측이 확보한 동영상은 약 30분 길이로 지난달 24일 신 총괄회장의 거처이자 집무실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촬영됐다. 동영상엔 신 총괄회장이 직접 위임장을 작성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신 전 부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신동빈이) 그룹의 창업주(신격호)를 일방적으로 내쫓은 인륜에 크게 어긋난 행동에 대해 총괄회장이 격노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일체의 행위를 위임하는 내용의 위임장을 작성했다”면서 신 총괄회장이 위임장에 서명하는 2~3초짜리 동영상을 공개했었다.

현재 신 전 부회장 측은 가족 간의 사적인 대화 등이 담겼다는 이유로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동영상에는 신 총괄회장이 자신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및 회장직 해임 얘기 등을 접하고 “신동빈이 정신이 나갔구나. 네가(신동주) 한국과 일본에서 좋은 변호사를 써서 제대로 정리하고 모두 나한테 보고하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근거로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소송은 전적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 핵심 관계자는 “총괄회장이 시종일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신동빈 회장을 비판하고 계신다”며 “고령의 아버지를 이용한다는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 신 총괄회장이 국민 앞에 나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 고위 관계자는 “그쪽(신동주)도 아버지를 직접 세워서는 안 되고 우리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법적으로 우리가 질 가능성은 없지만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당분간 법리적으로 방어할 뿐 맞고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이번에도 ‘경영 최우선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회장은 오는 12일 오전 10시30분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면세점의 ‘상생 2020’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해당 계열사 대표가 아닌 그룹 총수가 특정 사업 계획을 직접 밝히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올 연말 사업 특허가 만료되는 면세점(소공점·월드타워점)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경영 실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별화를 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면세점 기자회견의 초점을 철저히 경영과 상생에 맞추고 경영권 분쟁이나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삼갈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제 막 국정감사를 마치고 다시 본업에만 집중하려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족 간의 일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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