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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취재파일] KF-X 4대 핵심기술 8천억 vs 유럽 레이더 통합 1조 5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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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군사 전문지 IHS 제인스는 지난 해 11월 19일 “유로파이터 타이푼 참여국들이 에이사(AESA) 레이더 통합을 10억 유로에 계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형 전투기 KF-X 사업에 적용돼야 하는데 미국이 제공을 거부한 4가지 핵심 기술 중에서도 핵심인 에이사 레이더의 체계 통합만을 위한 비용이 유럽 에어버스사의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경우 10억 유로, 우리 돈 1조 5천억원입니다.

에이사 레이더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비용은 별개입니다. 이미 개발한 에이사 레이더를 전투기의 각종 전자 장비와 연결하는데 드는 비용만 1조 5천억원입니다. 물론 유로파이터 타이푼에 장착되는 에이사 레이더는 캡터(CAPTOR)-E로 최고급 사양입니다. KF-X에 장착될 에이사 레이더보다 훨씬 정밀하고 훨씬 멀리 보는 레이더입니다.

KF-X에 달겠다는 것도 에이사 레이더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에이사 레이더의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통합 비용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통합 비용만입니다. 에이사 레이더 하드웨어 개발 비용은 뺀 액수입니다.

그럼 방위사업청은 예산을 얼마 준비해 놓고 있을까요? 8천억원입니다. 8천억원도 에이사 레이더 통합만을 위한 예산이 아닙니다. 에이사 레이더 하드웨어 개발과 체계 통합, 그리고 적외선 탐색 추적장비(IRST) 개발과 체계 통합,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 TGP) 개발과 체계 통합, 전자파 방해장비(RF Jammer) 개발과 체계 통합을 하기 위한 예산이 8천억원입니다.

미국의 이 4가지 핵심기술을 내주지 않을 것이 뻔하니 플랜A와 다름없는 플랜B로 방위사업청이 준비한 작전입니다. 8천억원으로 4가지 하드웨어와 체계 통합 기술 개발을 완수하겠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1가지 장비의 체계 통합에만 1조 5천억원인데 KF-X는 4가지 하드웨어 개발과 4가지 체계 통합을 8천억원에 한다는 뜻입니다. 군과 방위사업청은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군과 방위사업청은 이실직고해야 합니다. 돈도 없고 실력도 없는데, 이제는 그나마 살짝 믿어봤던 ‘빽’도 사라졌는데 2025년까지 에이사 레이더 등 최첨단 장비를 장착한 전투기를 만들어내겠다는 군과 방위사업청의 당돌한 주장 앞에는 “그때면 나는 이 자리에 없으니”라는 단서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우리 민족이 악착같아서 곧잘 기적의 역사를 이룩해 왔다고 하지만 노력과 인내, 희생만으로 안되는 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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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는 인내와 희생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F-4, F-5의 대체 전력입니다. 초저녁에 퇴역했어야 할 F-4와 F-5는 자정을 넘어 새벽이 오도록 후임을 기다리는 처지입니다. 벌써 전력 공백은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KF-X는 반드시 속히 개발돼야 하는 전투기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군과 방사청은 우리의 현실을 실토하고 매를 맞은 뒤 수준에 맞는 KF-X 개발 계획을 다시 짜야 합니다. 당신들은 2025년 이전에 회사를 그만 두고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겠지만 대한민국은 2025년 이후에도 계속 살아남아야 합니다.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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